자꾸 옛날이 아름다워지는 건 무얼까? 유학 초기에 그 시절들이 그리운건... 색바란 사진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순간으로 여행을 간다. 그 곳에 내가 살고 있다.
십여년 전 조그만 아파트에 갑자기 아이들 방이 답답해 보였다. 야드세일에서 사온 이층 침대가 눈에 가득 들어왔다. 빨간색이 칠해진 철로 된 이층침대. 마침 마음이 맞는 친구가 방문을 했다. “우리 같이 분해해서 버려요” “그럴까요 ? 그럼 방이 두배나 넓어진 느낌이겠죠!!!” 그 친구는 전기드릴까지 능숙히 돌리며 분해를 시작했다. 침대가 다 분해된 순간 방이 참 넓어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덤스터 근처로 침대를 옮긴 후 2주 후에 날아든 아파트 오피스 벌금 고지서에서 시작되었다. 허가없이 큰 쓰레기를 버렸으니 벌과금 50불을 내라는 것이었다. 야드세일에서 35불 주고 산 이층침댄데....
나는 작은 백에 만약을 대비해 수표를 넣고 오피스로 직행했다. 그때도 우연의 일치인지 이층침대를 함께 분해한 그 친구가 집에 와 있었다. 그 친구도 물론 거들 생각으로 같이 갔다.
아파트 오피스에 매니저를 만났다. 그리고 왜 50불이나 내야 하냐고 물어봤다. 허가없이 큰 가구를 버리면 벌칙금을 문다고 이미 써 있다고, 계약서에 이미 써 있는데 왜 몰랐냐고 했다. 그때 불현듯 나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잠깐! 그러면 너는 나에게 천불도 넘는 빚이 있어!” 나는 오피스 매니저에게 말했다. 늘 멋진 패션센스의 멋쟁이 블론디 아가씨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왜 무슨 빚인데 앨리자베스?” 나의 영어이름을 부르며 의아해 했다. “음 ... 여기 덤스터 근처에 얼마나 많은 가구가 버려졌는지 너 아니? 그걸 다 우리집으로 가져온 걸 카운트 해보면 천불이 넘어도 훨 넘는다. 우리 뒷야드에 야외 테이블 의자, 우리 거실 큰 액자들 , 또...” 말을 막아서며 매니저는 나를 보고 웃으며 “응 알아, 니가 들고 있는 백도 내가 버린 거야.” “엘리자베스 너 지금 내 백 들고 있어.”
같이 갔던 친구와 매니저 우리 셋은 죽는 줄 알고 웃었다. 2주 후에 나는 벌칙금을 안내도 된다는 레터를 받았다. 아직도 내가 가끔 드는 이 작은 백. 그 안에 꿈과 용기와 웃음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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