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도를 맞으며 캘리포니아 여러 교육국에서는 교사 부족으로 개학 준비에 차질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 수년간 예산부족으로 교사를 감원한데다 은퇴, 이직 등 자연감소로 전체 교사 숫자가 줄어든 데 반해 학생 숫자는 증가한데 따른 결과라고 한다.
일반적 교사 부족 현상 중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것이 수학 교사 부족이다. 수학 교사가 부족한 것은 어제 오늘 생긴 문제가 아니다. 내 기억으로도, 지난 수십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계속되어온 문제로 교육계가 당면하고있는 도전이며 풀어야할 난제이다.
여러 과목 중에서도 유독 수학교사 구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 여러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대학에서 수학 전공 학생 수가 다른 분야에 비해 적다. 둘째, 수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졸업 후 교사 보수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제공하는 직장에 취직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 수학을 잘 하는 것과 좋은 수학선생님이 되는 것은 같은 능력이 아니다. 수학을 전공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었다 해도 막상 “(수학은) 재미도 없고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과목” 이라며 공부를 포기한 학생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서 이해시킬 것인가라는 과제는, 아무리 사명감으로 준비된 교사라 하더라도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이다.
여기에 더해 수학 교육이 어려운 것은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모든 과목이 다 비슷하지만, 수학은 훨씬 더 엄격한 단계로 구성되어있는 과목이다. 기초단계 부터 시작해서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난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전 단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수학은 또 정확한 답을 요구한다. 다양한 이견을 포용할 수 있는 학문도 아니고, 부분적 지식을 대강 얼버무려서 답을 낼 수 있는 과목도 아니다.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수십년 근무한 분과 미국의 수학교육에 관해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앉아있는 학생들 중에서 초등학교에서 배웠을 기초적 내용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놀랄 만큼 많다고 했다. 초등학교 4~5학년 때 배우는 분수, 소수점, 퍼센트의 개념을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학년만 올라갔기 때문에 중학교에서 배우는 일반대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다음단계인 고등대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자녀가 수학을 싫어하거나 기피하지 않도록 하려면 학부모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녀의 수학 공부와 그 진도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한다. SAT 수학성적을 높이기 위해서 뒤늦게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학년수준에 맞는 수학실력을 갖추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의 중요성은 앞으로 점점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세계 각국이 소위 STEM(과학, 테크놀로지, 엔지니어링, 수학) 전공을 장려하고, 이 분야 전공자들을 우대하는 이유는 미래의 부국강국은 수학과 과학에서 앞선 국가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수한 수학교사가 되기 위해서, 최초로 컴퓨터의 원리를 수립한 앨런 튜링 같은 천재여야 할 필요는 없다.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지만 동시에 재미있는 과목이라는 것을 일깨워 줄 만한 의욕과 실력과 인내심이 있다면 그것으로서 수학교사로서의 가장 중요한 자격은 갖춘 것이다. 이런 인재들을 수학 교사로 유치하는 것이 교육 당국이 당면하고 있는 중대한 책임이며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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