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사들의 잔치마당
1988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고 같은 해 북경에서는 바둑올림픽이 개최됐다. 중국 출신 대만의 부호 응창기(작고)씨가 조국인 중국을 위해 당시로는 거금인 총규모 백만불이 넘는 세계바둑대회를 후원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바둑황제 자리와 우승상금 40만불의 세계최대의 국제바둑대회였다. 올림픽과 같은 해에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을 표방하고 각국을 돌아가며 개최하는 바둑대회다.
제1회 대회에서는 한국의 조훈현 9단이 단독으로 출전하여 중국의 섭위평 9단을 물리치고 바둑황제가 되었으며 4년 뒤 1992년에는 약관의 서봉수 9단이 일본의 오오다께 9단을 무너트리며 2회 대회에서 바둑황제의 왕관을 물려받았다.
이어서 4년 후 96년에는 바람처럼 나타난 유창혁 9단이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을 제치고 우승을 하였으며 2000년에는 한국의 이창호 9단이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을 물리치고 패권을 장악하였다. 이로써 16년 연속 한국이 세계 바둑패권을 장악하는 이변을 낳았다.
바둑의 변방으로 치부되며 중국과 일본의 독무대라고 생각하고 거금을 희사한 응씨도 경악하게 만드는 한국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그리고 4년 후 창하오 9단의 승리로 중국은 겨우 20년만에 자국인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고 명색을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4년 후 2008년에는 최철한 9단이 다시 승리하게 되고 한국기사들의 패권쟁탈이 이루어졌다. 응씨배는 완전히 한국을 위한 잔치마당이 된 것이다.
하지만 동양 삼국 중에서 일본은 2회대회의 오오다께 9단의 참패로 나락에 빠지게 되며 계속해서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참패를 거듭하며 일본바둑의 쇠퇴와 몰락을 가져왔다.
-한국기사들의 성장과 고소득
한국의 프로기사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프로기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대회출전은 포기한 채 지도사범과 바둑행사 등으로 생활하는 프로와 발군의 성적으로 각종 국내대회와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을 내는 토너먼트 프로로 갈린다.
이 프로들은 수입도 차이가 많이 나서 대회에서 우승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지도사범들과는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참고로 한국기원에서 발표한 1993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의 통계기록을 보면 오로지 세계기전과 국내기전으로 벌어들인 한국프로기사들의 수입현황을 알 수 있다.
1위 이창호 9단(40) 97억원, 2위 이세돌 9단(31) 66억7천만원, 3위 조훈현 9단(62) 38억9천만원, 4위 최철한 9단(30) 32억5천만원, 5위 유창혁 9단(49) 32억4천만원, 6위 박영훈 9단(30) 25억8천만원, 7위 박정환 9단(22) 19억6천만원….
특히 박정환 9단은 약관 22세의 어린나이로 세계대회 우승과 국내대회 우승으로 고소득 프로 명단에 올라 한국바둑계의 발전과 성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했다. 이제 바둑 두어서 어떻게 먹고 살겠느냐, 면서 보따리 싸들고 말리던 시대는 어느새 지나가버린 세월이 되었다.
-세계 바둑인구 1억 시대
중국은 바둑이 인기종목이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바둑 세계화가 바둑융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지력(知力) 경기라 하여 바둑을 스포츠분야에 편입시키고 아시아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고 국가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중국에는 바둑프로 제도가 없다.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고 육성하여 국가공무원으로 편입시키고 봉급과 보상을 한다. 한국에 객원기사로 있다가 중국 상하이로 귀향한 바둑여제 루이나이웨이 9단도 국가대표로 귀속하여 어린이 바둑교실을 만들어 7,000여명의 제자를 가르친다고 전해진 바 있다.
이제는 정보산업이 발달되어 세계 각국의 어린 영재들이 바둑 배우기가 어렵지 않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바둑도 배우고 둘 수 있는 시대이다. 특히 이국땅에서 거주하는 한인들은 자라나는 2세들에게 우리의 문화유산인 바둑을 보급하고 조기교육을 시켜 동양의 국기인 바둑을 알리고 자녀들과 가족놀이의 한 방편으로 삼아볼 만도 하다. choi1581@daum.net
풍운재 최환정(Charles Choi)
미국바둑협회(AGA) 공인 7단
워싱턴바둑동호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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