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에 고교 동기들이 꽤 살고 있다. 그 중 반 이상이 근 50년 전에 유학 와서 졸업 후 전문직에 종사하다가 요즘은 풍족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1990년대 말 환갑이 지나 미국에 늦게 이민 왔다.
오래간만에 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우리 글, 우리말에 대한 그들의 깊은 애정이다. 수필을 써서 신문사에 보내기 전에 몇 명 친구가 모인 자리에서 보여 준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60평생 살아 온 네가 왜 이렇게 한글 쓰기가 엉망이냐고 한심하다는 투의 책망을 들었다.
철자와 맞춤법, 띄어쓰기, 쉼표 등을 정확하게 수정하여 주었다. 공기처럼 일상 접하는 한글이라 귀한 줄 모르고 무심히 대하다 보니, 모국어도 외국에 오래 산 친구들 보다 더 쓸 줄 모르는 지경에 이른 내가 창피스러웠다.
또 한 친구는 인터넷으로 교습을 받아 한글 교사 자격증까지 딴 후 자기 부담으로 교실을 내서 한인 2,3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었다. 조국을 떠난 후 오랜 세월 영어권에서 생활하면서 조국과 모국어를 잊지 않고 이런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대단한 놀라움이었다.
오랫동안 타향생활을 하면서도 열악했던 조국을 잊기는커녕 한국인의 자긍심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왔구나 하는 감흥이 일었다. 참 멋있는 친구들이며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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