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드사이드 아파트서 목매 사망 20대 한인여성
▶ 지인들, 시신에 폭행흔적 등 타살 의혹 제기
총영사관, 경찰에 재수사 요청 진정서 제출 계획
지난 3일 퀸즈 우드사이드의 자신의 아파트에서 방문에 목을 매단 채 발견된 20대 한인 여성 황모(28)씨<본보 10월8일자 A1면>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황씨의 지인과 유족들이 경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숨진 황씨의 지인들은 뉴욕총영사관과 관할 경찰서에 황씨 사건의 철저한 재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뉴욕시경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3일 오후 10시께 퀸즈 우드사이드 59가와 41애비뉴 인근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방문에 목을 맨 채 숨져있었으며, 룸메이트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황씨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 측은 황씨가 목을 매 숨져 있었다는 점을 미뤄 자살로 잠정 결론내고 사실상 사건을 마무리한 상태다.
■여행가방 챙기러 집에 간 황씨, “자살이유 없다”
지인들은 그러나 “유학생활을 마치고 황씨가 오는 28일 귀국하기 위해 비행기 표를 구입했으며, 한국의 부모와 친구들에게 줄 선물까지 미리 준비한 상태였다”면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평소 자살을 암시하는 고민도 한 적이 없는 등 납득할 만한 자살동기가 없었다”며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3일 밤 맨하탄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 4일 오전 6시께 뉴저지 애틀란틱시티로 여행을 가기로 한 황씨가 “여행가방을 챙기러 잠시 집에 들르겠다”며 이날 오전 3시께 지인들과 헤어져 집에 간 뒤 3시52분께 ‘집에 도착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지인들은 황씨가 잠이 들었다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날 오후 늦게까지 연락이 되지 않자 황씨와 함께 거주하는 룸메이트들에게 연락해 확인을 요청했고 연락이 두절된 지 42시간 만인 5일 오후 10시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같은 지인들의 진술을 미뤄 경찰이 발표한 시신 발견시간도 3일 오후 10시가 아닌 5일 오후 10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인들의 주장이다.
■황씨 시신에 폭행당한 흔적?
지인들이 의심하는 또 다른 근거는 황씨의 시신사진에서 폭행 흔적을 봤다는 유족의 진술이다.
황씨 유족에 따르면 황씨 시신을 확인할 당시 경찰이 보여준 사진에는 황씨 얼굴에 코피를 흘린 흔적과 함께 치아가 부러져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또한 몸에는 멍 자국이 군데 군데 있었다는 게 유족들의 전언이다.
만약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일 경우 황씨의 사망원인은 자살이 아닌 폭행에 의한 타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다만 한국에 온 황씨 유족들은 이 같은 사진을 보고도 당시 경찰에게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능한 빨리 황씨를 한국으로 데려가야 한다는 생각에 부검 조차 요청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정확한 확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수사도 부실 의심
유족들은 경찰의 부실 수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사건이 발생한 지 수일이 지난 후 유족들이 황씨의 유품을 챙기러 황씨 방에 들어갔을 때 그때까지도 황씨의 스마트폰이 전원에 꽂힌 채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수사에서 스마트폰이 사건 해결을 위한 핵심 증거품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그간 방치해 놓은 것은 그만큼 수사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게 지인들의 주장이다.
한 지인은 “황씨가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에 경찰은 황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쉽게 생각한 것 같다”면서 “지금이라도 재수사에 착수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총영사관의 박기남 치안담당 영사는 “사건 발생 직후 유가족들과 면담을 원했지만 ‘빨리 장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완강히 거부해 전혀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며 “지인들의 만나본 뒤 타당성이 있다면 관할 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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