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미디어 전문가 고용 사진 동영상으로 기록 페북·트위터·인스타그램에
▶ 부페 스타일 리셉션 대신 격식 없는 칵테일식이 대세 로봇 사진사·드론 촬영도
밀레니얼 세대의 ‘웨딩 신풍속’
결혼식 풍습이 변하고 있다.
결혼식 전야 공식 만찬(rehearsal dinner)과 전통적인 부페 스타일의 리셉션이 사라지는 추세다.
어쩐지 딱딱하고 어색한 리허설 디너보다는 양가 가족이 격식을 차리지 않고 한데 뒤섞여 칵테일을 마셔가며 편안하게 인사를 나누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식적인 ‘연출사진’도 점차 외면을 당하고 있다.
결혼식 사진촬영은 이제 스튜디오 사진작가가 아닌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의 몫이다. 이들이 예식의 전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린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의심할 여지없이 웨딩산업의 최대 고객층이다.
따라서 치열한 결혼식 유치경쟁을 벌이는 호텔업계가 캐주얼하고 사적이며 소셜미디어 친화적인 행사로 예비 밀레니얼 커플의 입맛 공략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일부 호텔은 헬기를 이용한 신랑신부 등장, 서프보드 위에서의 웨딩 등 영원히 기억할 만한 추억거리와 사진을 남기는데 초점을 맞춘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지난 8월 메인의 도크사이드 게스트 쿼터즈에서 혼례식을 치른 사라 그로와 브라이언 스톡레스도 다른 많은 모던 커플과 마찬가지로 개인 맞춤형 해시태그를 이용해 하객들이 인스타그램에서 그들의 웨딩사진을 선택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하객용 테이블 중앙과 식장 여기저기에 개인 맞춤형 해시태그 검색어를 적은 카드를 비치해 두었다. 테두리를 심플한 검은 줄로 장식한 카드에는 #GrohOldWittockless라는 검색어만 쓰여 있을 뿐 사용법 따위는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러나 식장을 찾은 젊은 하객들 가운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테크놀러지 시대의 낙오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결혼식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기 위해 친구나 가족에 의지하기를 원치 않는 커플을 위해 일부 호텔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푸에르토 바야르타와 리비에라 마야, 리비에라 나야릿 등 멕시코 휴양지에서는 소셜미디어 컨시어지가 결혼식 전 과정을 촬영해 페이스북,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해 주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커플을 위해 핀터레스트 보드에 편집도 해준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컨시어지는 개인 맞춤형 페이지를 통해 결혼식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 해준다.
뉴욕시에 위치한 4개의 W호텔도 지난해 소셜미디어 컨시어지 서비스를 추가했다.
로봇 사진사도 인기다.
시애틀의 팬퍼시픽 호텔에서 결혼식 리셉션을 베푼 아만다와 닉 헤일리는 전형적인 현장 포토부스를 생략한 대신 7피트 높이의 ‘포토 로봇’을 임대했다.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즉석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설치한 고정부스와 달리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F7 포토그라피가 제작한 로봇 사진사 ‘포토 로봇’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진 찍기에 좋은 완벽한 구도를 결정해 주는 기능까지 갖추었다.
포토 로봇 제작에 참여한 제니퍼 구즈만은 “호텔마다 예식 고객에게 어필할 만한 색다른 것을 찾고 있기 때문에 로봇 사진사의 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테크놀러지와 함께 웨딩 기록절차도 진화 중이다.
세인트 토머스의 프렌치맨스 리프 & 모닝스타 매리엇 비치 리조트에서 결혼하는 커플 가운데 상당수는 무인비행기 드론을 임대해 머리 위에서 예식장면을 촬영한다.
워싱턴주 W호텔의 소셜 케이터링 매니저로 활동하는 슬로앤 오렐은 “전체 행사를 기억할 만하고 아름다우며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우리는 음식 배열과 칵테일의 진열방식에 이르기까지 결혼식의 모든 것을 인스타그램의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소개했다.
호텔 측은 이런 이미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래의 고객인 수만명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오렐은 “불과 얼마 전까지 신부들은 결혼식 전문 잡지들을 잔뜩 들고 와서 상담을 했지만 요즘은 핀터레스트 페이지의 주소가 찍힌 아이패드를 들고 온다”고 털어놓았다.
호텔들은 보다 캐주얼하고 사적이며 덜 전통적인 예삭을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욕구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푸에르토리코의 카리브해 연안 비에케스 섬에 자리 잡은 W호텔의 관계자들은 “결혼식 예약손님의 75%가 공식적인 리허설 디너를 거부하는 반면 격의 없는 바비큐 파티로 결혼식 전야 만찬을 대체하는 고객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바하마스 엘레테라 지역의 호텔들은 리허설 디너를 애피타이저를 아예 생략한 채 스페셜티 칵테일과 유흥을 곁들인 해변 캠프파이어로 바꾸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플로리다주 사우스 월튼의 월터칼러 인 & 리조트는 하객들이 푸드 스테이션이나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을 각자 자기 접시에 덜어 먹는 패밀리-스타일의 리허설 디너를 제공한다. 기존의 부페식 디너를 원하는 예비 커플의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뉴욕 맨해턴의 플라자 호텔은 달리 셰프가 즉석에서 패밀리-스타일 디너를 만들어주는 결혼식 전야 파티를 선보였다.
원할 경우 커플이 셰프를 도와 가족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데 참여할 수 있다. 물론 사진 찍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세팅이다.
일부 하객들이 잠을 청하기 위해 웨딩 리셉션장을 뜬 후에 남은 사람들과 함께 야식을 먹어가며 애프터-파티를 즐기는 커플도 적지 않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투산 소재 웨스팅 라팔로마 리조트 & 스파는 리셉션을 마친 뒤 커플이 하객들을 초대해 새벽까지 뒤풀이를 즐기는 ‘애프터 글로우 파티’를 제공한다.
젊은 커플은 결혼식에서 무엇인가 “우리만의 독특한 것”을 추구하려 든다.
많은 친구들이 결혼하는 것을 지켜본 밀레니얼 세대의 예비 신랑신부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그들의 예식에 끼워 넣으려 든다.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무궁무진하다. 스코틀랜드 퍼스샤이어의 글렌이글스 호텔은 특별훈련을 받은 매가 신랑신부의 결혼반지를 물어다주는 딜리버리 서비스 이벤트를 내놓았고 하와이의 아쿠아 호텔 & 리조트는 올가을부터 ‘서프보드 넙셜’을 시작한다.
신랑신부가 서프보드에 올라탄 후 노를 저어 바다로 나아가 그곳에 대기 중인 주례와 하객 앞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방식이다.
플로리다 마리나 빌리지의 웨스팅 케이프 코랄 리조트에서 식을 올리는 커플은 헬기를 타고 식장에 도착하거나 퇴장할 수 있다.
호텔이 마련한 독특한 결혼예식이 마음에 차지 않을 경우 신세대 커플들은 그들의 아이디어를 짜내기도 한다.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호텔은 예비 커플의 요청에 따라 ‘불타는 남성’이라는 주제로 예식을 꾸몄다.
신랑의 뜨거운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마련된 신혼예식에는 불을 삼키는 ‘파이어 이터’(fire-eater)들까지 동원됐다.
전문가들은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난 독특한 예식을 원하는 커플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웨딩의 구조도 전통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킴턴 호텔의 PR 디렉터인 브랜딘 헐은 “밀레니얼 세대가 모든 결혼식 룰을 창밖으로 내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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