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 산악회만 20여개 추산... 교회-전우회도 동호회 운영
▶ 주중에도 소단위로 산 찾아
얼마 전, 오랜만에 셰넌도어 국립공원을 찾은 K씨 부부는 적이 놀랬다. 산 밑에서부터 산정에 이르기까지 한인 등산객들 천지였던 것이다.
K씨는 “10여년 만에 다시 산을 찾았는데 셰넌도어 등산객 중 절반가량은 한인들로 보였다”면서 “한인들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예전과 비교해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인사회에 등산 열풍이 불고 있다. 2010년대 들어 불기 시작한 등산 열기는 페어팩스나 센터빌의 한인 식당가에서 감지된다. 주말 아침이면 센터빌 H 마트와 수원갈비, 신라제과가 있는 쇼핑 몰에는 등산객 차림의 한인들이 모여든다. 페어팩스의 교통이 편리한 쇼핑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기 산행을 떠나는 산악회원들이 집결하는 것이다. 등산 열기는 오후 늦게나 초저녁 무렵에도 확인된다. 센터빌 일대 한인식당들에는 등산 복장의 한인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뒷풀이를 겸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주말이면 정기산행을 떠나는 산악회들의 주 산행지가 셰넌도어 국립공원이다 보니 이 공원의 주요 등산로에는 한인들로 북적댄다. 또 센터빌에서 가까운 불런, 오코콴 트레일과 웨스트버지니아, 조지워싱턴 국유림, 하퍼스 페리 일대에는 하루 종일 한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현재 워싱턴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식 한인산악회 수는 토요, 산울림 등 약 20여개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소규모 산행모임 등을 더하면 50여개가 넘을 것이라고 산악인들은 입을 모은다.
재미대한산악연맹 최연묵 워싱턴 지부장은 “요새는 10명 이상 대규모로 산행을 하는 산악회 대신에 마음에 맞는 지인들 4-6명 규모로 산을 찾는 게 유행”이라며 “이런 등산 소모임만 해도 20여개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지역에 한인산악회가 처음 생긴 건 1991년으로 워싱턴한인산악회가 시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흥사단 산악회 등 2개가 있다 2000년대 들면서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기존의 산악회에서 갈라서 나오거나 새로운 동호회들이 창립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대부분 버지니아를 근거로 운영되고 있으며 메릴랜드는 늘벗산악회, 들뫼바다 등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워싱턴 베트남 참전전우산악회(산악대장 신용호)나 해병대전우산악회처럼 전우회 산하 산악회도 생겨났고 휄로쉽 버지니아 산악회, 엘리야 산악회처럼 교회 신자들끼리 등산 동호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초창기 산악회를 주도했던 김무일 씨(77)는 “요즘 산행의 특징이라면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소단위로 집에서 가까운 산을 찾는 것”이라며 “이제는 등산이 워싱턴한인사회에 일상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산악회가 급증한 건 한국의 등산 열기가 건너온 데다 1970년대 이민 온 1세대들의 은퇴시기와 겹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산악회 회원인 박공석 척추신경 전문의는 “바쁜 이민생활에 산행을 할 여가가 없던 분들이 은퇴하면서 너도나도 산을 찾기 시작했고 한국에서 불어온 등산 열기도 한몫했다”며 “등산을 하면서 되찾게 되는 건강과 활력, 끈끈한 대인관계 등 산행이 주는 매력이 계속 산을 찾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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