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 전에 미국에 와서 반평생 교민사회 발전과, 특히 한인 간호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 오신 분의 팔순잔치에 초대를 받아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했다. 주최 측에서 지정해 준 테이블을 찾아 집사람과 함께 앉아 있는데 점잖고 고매한 품격을 지니신 내외분이 옆자리에 앉으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 분은 자신이 목사이며 어느 신학대학 총장이라고 소개하셨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어느 교회를 다니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30년 동안 다녔던 교회가 오랜 싸움 끝에 갈라서게 돼 4년 전부터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분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동정과 탄식의 연민을 보내면서 “그래도 사람을 보지 말고 예수님을 바라보며 교회를 나가라”고 권면했다.
순간 묘한 갈등이 생겼다. 나는 불신자라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을 보니 예수가 누군지 궁금하고 교회 나가고 싶어진다”고 해야 옳을 것 같은데 목사이며 신학대 총장이라는 분이 사람을 보지 말라고 하다니. 차라리 그 분이 “나를 보고 예수를 믿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셨다면 내 마음이 한결 편했을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초청하신 분의 평생을 조명하는 슬라이드를 보면서 “아! 저 분을 보니 예수님이 훌륭하고 위대하신 분으로 나도 그런 믿음을 가져 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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