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협상 ‘조기 타결’ 조건으로 소녀상 철거를 내세웠다. 과연 소녀상 철거를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타결’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소녀상은 전쟁 중 일본에게 끌려가 성노예로 참혹한 삶과 죽음을 강요당한 11개국 출신 수십만명의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 같은 반인륜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진 예술작품이다. 일본군 성노예 시스템이라는 지옥에서 살아남의 할머니들의 한을 상징하고, 그들의 짓밟힌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아드리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다.
그동안 일본 측과 10여 차례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온 한국 정부는 역사의 진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이 황당한 ‘조건’에 대해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을까? 오히려 어렵게 살아가시는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을 삭감한 한국정부가 과연 일본정부를 상대로 당당하게 할머니들을 대변할 수 있을까?일본정부의 입장은 명확하고 단호하다. 일본군 성노예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한 데 대해 결코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궁지에 몰리면 입으로는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확대되어가는 세계인들의 인식에 대해 일관되고 꾸준하게 “일본정부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매년 5억달러를 써서라도 전 세계 사람들의 그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세우고 정치계, 언론계, 학계 및 사회단체들을 착착 구워삶고 있다.
아베의 고노 담화 수정 시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유엔 인권보고서 수정요구, 맥그로 힐 교과서 수정요구, 샌프란시스코 기림비 설립 결의안에 대한 유감 발표 등을 통해 꾸준하고 끈질기게 과거역사를 축소, 미화, 부인, 정당화하면서 수십년간 공식사죄, 법적배상을 요구해 온 할머니들을 돈 몇 푼으로 입막음하려는 수작을 벌이고 있다.
이에 한국정부가 나서서 지난 4월부터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10여 차례 국장급 회담이 진행되었지만 협상은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는 오히려 일본의 공세에 밀리는 형국이다.
이제 할머니들이 나설 때다. 일본정부도 한국정부도, 더 이상 시간낭비 하지 말고 하루빨리 진정한 자세로 피해자들과 마주해야 한다. 그러나 두 정부가 직접 협상에 임하는 것보다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율하여 의미 있는 해결책을 낼 수 있도록 협상 전문가를 초빙해서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을 대리하도록 해야 한다.
피해자들, 특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 온 활동가 할머니들과 할머니들을 지원해 온 옹호단체 및 국제연대단체 등이 피해자 측 당사자가 되어 그동안 논의를 거쳐 정리된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 시행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타 피해국 정부들을 접촉하여 해당 국가 피해자의 권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할머니들에 대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으며, 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