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있는 것에 감사를 느끼고 살아야 한다"
몇일 전 모임에서 평소 좋아해 마지않는 분이 최근 발생하고 있는 테러로 인해 무고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하신 말씀이다.
이 분의 얘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때로는 오해와 질시, 증오와 편견의 삶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사회이지만 그래도 함께 부대끼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참으로 소중한 것임을 크게 깨닫게 됐다.
이것과 연관, 최근 생을 마감하신 한분이 남겼다는 마지막 유훈이 가슴속에 자리 잡는다. 그분의 삶은 대한민국 역사에 의미가 있었다. 한국의 민주주의 토대를 쌓는데도 지대한 공을 세웠다. 바로 지난 22일 0시22분에 서거하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치적 행위를 함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100% 만족감을 줄 수 없을 것이니 고인이 된 김 전 대통령 역시 공과는 확실히 구분 지어진다.
많은 이들이 김 전 대통령에게 있어서 최대의 과를 IMF로 기억한다. 참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큰 아픔과 고통을 줬다. 물론 IMF사태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미 3공화국에서부터 이어지는 재벌에 대한 혜택과 재벌 육성 등으로 인한 구조적 모순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어찌됐든 그의 허물에서 지워질 수는 없다. 이와 함께 자충수가 된 노동법 날치기와 아들인 현철씨에 의한 한보그룹 특혜비리 등도 집권 말기에 그의 지지도를 바닥으로 떨어트리는 계기가 됐다.
반면 그의 공은 훨씬 크고 높았다. 우선 고인은 6년 전 삶을 마감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양대 산맥으로서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다. 이와 함께 고인은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검은 돈 차단을 위한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했으며 군부내 사조직인 하나회척결,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도 감행했는데 이것은 그였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김 전 대통령이 행했던 이 같은 거침없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그에게 90%를 넘나드는 지지를 보이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특히 비자금 축재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책임을 물어 전두환, 노태우 등 두 전직대통령을 구속하는 '역사바로세우기'는 고인의 공을 아무리 치하해도 부족함이 없을 일이리라.
그랬던 김 전 대통령이 인생의 종착역을 앞에 두고 '통합과 화합'에 방점을 찍었다. 생을 마감하는 고인의 마지막 바램으로 해석된다. 조국과 국민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았던 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지역감정으로 인해 가뭄 때의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대한민국이 하나 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소망했던 것이다. 그러기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참 좋다. '통합과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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