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븐 박사, 배영서 박사와 ‘한인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그램’개발 추진
“한국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이 1등을 쟁취하길 바라지만 1등은 항상 한명만 존재하죠. 하지만 부모들은 내 아이가 그 한명에 속하지 못할 확률이 더 높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아요. 더구나 그 1등의 가치를 학업으로만 국한 시키는 것이 바로 문제의 시작입니다.”
컬럼비아대학교 공중보건대학의 소아청소년 정신역학조사단(NYSPI)을 이끄는 크리스티나 호븐(사진) 박사의 말이다. 호븐 박사는 최근 한미정신건강협회(KABHA) 회장 겸 컬럼비아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인 배영서 박사와 함께 한인 청소년 자살예방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새로운 예방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호븐 박사가 한인 청소년에 관심에 둔 이유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결과가 말해주듯 러시아 일본과 더불어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한국으로 자살 고위험 국가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2013년 한국에서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총 1만2,227명으로 하루 평균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특히 청소년 사망원인 중 1위가 바로 자살이다.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역학연구 및 치료 프로그램을 주도해 온 호븐 박사는 “최근 3년간에 걸쳐 유럽연합 11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밀착관계 형성을 통한 교육상담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며 “이 결과 프로그램 참가학생들의 자살시도 비율이 무려 54.6%나 감소했으며, 자살관련 고민도 49.6%나 감소시키는 등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호븐 박사는 “자살 위험군에 노출돼 있는 학생들이 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접근한 뒤 이들과 보다 밀착한 수 있도록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며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결국 청소년들의 세계에 능동적으로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이 가장 주효하다는 일반적인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보이지 않는 고위험요소’(invisible risks)들에 쉽게 노출돼 있다는 호븐 박사는 “한국 내 학생들은 마치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공부라는 숙명을 안고 태어나는 듯하다. 모든 학생들이 시험과 합격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사태의 심각함을 느꼈다”며 “성공과 성취감을 위해 도전하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과정이나 실패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는 청소년들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븐 박사는 “이런 분위기는 비단 한국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미주 한인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 자녀들은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낼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단지 학업적인 가치만 인정하고 강조하는 것이 바로 부모들의 문제점이다. 자녀들에게 실패가 끝이 아님을 일깨워주고 가치의 다양성을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A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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