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갈 때마다 매번 놀란다. 그리고 그 놀라움의 이유는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들 때문이다. 명동 샤핑골목은 유독 화장품 가게들이 많았고, 한국이라 하기 무색할 정도로 온통 중국어로 쓰인 광고판이었다. 백화점에는 중국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제주도에서는 여기저기에서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려 어쩐지 조금 걱정되던 기억도 있다.
가장 놀라운 장면은 명동의 한 저가 화장품 매장에서 목격했다. 메니큐어는 1,000원대, 기초 화장품도 대부분 1~2만원선인 이 매장에서 한 중국여성이 말 그대로 제품을 ‘쓸어 담고’ 있었다. 계산대에서는 백여만원이나왔고, 5만원권 현금뭉치를 꺼내 계산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며 ‘큰손 요우커’ 라는 말을 실감하기도 했다.
최근 한인타운에서도 업종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중국인 손님이 정말 많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한식당에는 테이블마다 중국 고객들이 차지하고 있거나, 타운 내 샤핑몰에그룹을 지어 다니는 중국 학생들을만나는 일은 이제 흔해졌다. 한인마켓에서 장을 보고, 먹거리를 즐기고,한국산 제품을 구입하러 한인타운을 찾는 중국인들이 시간이 지날수록점점 그 수를 더해가고 있다.
성형외과와 화장품 등 뷰티업계는 그 중에서도 가장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뷰티 한류는 중국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고, 덕분에 한인 성형외과와 미용실을 찾고 한국화장품을 구입하는 손길이 늘었다.
화장품 매장에는 중국어 안내광고가붙기 시작했고, 미용실에는 중국어 가능 직원이 한 둘씩 생겼다. 한인 성형외과들은 중국어 가능 직원 모시기에 열을 올리다 최근에는 아예 중국인 직원과 중국 의사 채용에 나서고있는 모습이다. 타운의 한 성형외과는중국인 직원이 전체의 40% 이며 2~3년 만에 5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입 열기를 두고 시작된‘ 차이나 머니’는 한인타운에서도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보여주는 차이나 머니의‘ 스케일이 다른’ 투자 규모는 한인타운 소매업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요우커’들이 한국을 찾아 화장품을 쓸어 가는 것처럼, 미국 내 중국인과 중국 관광객들이 한인타운을 찾아 소비하는 금액 역시 상당하다. 고가의 한방 라인 화장품을 수 천 달러씩 구입해 가기도 하고, 중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한 금가루를 담은 화장품, 금색 마스크 시트는 가격에 상관없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연말 샤핑 대목 시즌을 맞은 한인업소들에게 ‘차이나 머니’는 기회다.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는 샤핑객들이 한인타운 내 샤핑몰을, 한인업소를, 한인식당을 찾아오고 있다. 오는이들을 반기는 것을 넘어 이제는 끌어들일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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