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히 내리는 어둠 사이로 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 불빛들이 현란하게 춤을 추며 또 한해가 저물고 있음을 알린다. 세월은 화살과 같이 흐르는데 뉘라서 막을 수 있을까. 다만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기고 가고 옴이 없는 마음에서 안식처를 찾을 수밖에.
언제부터 흘러왔나, 골짜기를 흐르는 시냇물같이, 이 골짝 저 골짝 돌고 돌며 삶을 노래하지만, 진정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털끝만큼도 감지하지 못하면서, 오늘도 왜 이리 바쁘단 말인가. 때때로 울고 웃으며 그런대로 예까지 흘러왔는데 아직도 어느 순간 꽉 막혀 먹먹해서 앞길이 내다뵈지가 않으면, 이것은 쉬었다 가라 하는 내 마음의 전령이리라. 가만히 눈을 들어 티끌 한점 없는 저 너른 우주로 뻗친 푸른 창공에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면, 한줄기 삶의 지혜가 비치기도 하고, 예기치 않게 주위로부터의 도움으로, 막혔던 둑이 시원하게 뚫려 버리기도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마음속 깊이 흔들리지 않는 정념(바른마음)을 지킬 일인 것이, 길이 아닌 곳에는 나아갈 바가 없기 때문이리라.
아무리 오래 산다한들 어차피 여행객처럼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알기에,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딱 이만큼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갖춰진 것이 많지 않고 원하는 바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 지날 때마다 오롯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고, 마음속에는 아직도 신선한 바람들이 살아있는 것이다. 또 만약 지금보다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면 최소한의 의연한 인간다운 모습을 유지하기가 어려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있고 온세상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다면 아마도 조금은 무료할까? 어차피 마지막 순간에는 모든것 놓아야 하는 것, 그토록 오랜동안 애지중지 먹이고 입혔던 이 몸뚱이도 없어 지는데, 아무리 천길 낭떠러지를 만났다 한들 뒤돌아갈수 없다면 ,눈 질끈 감고 한발 앞으로 내디디면 의외로 잔잔한 곳에서 깊은 휴식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은 흐르는 시냇물 같다. 호젓한 곳을 홀로 지나기도 하고, 평탄한 곳을 쉽게 흐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큰 장애물을 만나 꽉 막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장애물도 넘어서 시냇물은 유유히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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