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각자의 체질이나 생체 리듬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하기 전까지 나는 몇 시에 잠이 들던 상관없이 아침잠이 매우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등교 때나 출근 때 매번 시간에 쫓겨 아슬아슬했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빠른 걸음으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전철역에서 택시를 타고 사무실 앞까지 가곤 했다. 내 돈 주고 타면서도 말도 안 되는 짧은 거리를 택시로 가게 되는 것에 대한 양심적인 가책에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미안해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내가 아침잠을 포기하고 아침형 인간이 되어 살 게 된 것은 첫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전적으로 엄마인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아기에 대한 나의 책임감은 ‘응애’하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밤낮없이 언제든지 깨어나게 했다. 첫아이가 신생아였을 때 꼭 새벽 4시면 깨어 젖을 먹여야 했고, 좀더 자라 이유기가 되었을 땐 새벽에 일어나 이유식을 만들어 먹여야 했던 풀 타임 엄마의 철저한 직업의식 그 이상의 책/임/감/에서 비롯된 나의 변신은 16년째 지속되고 있다.
두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 따라 아이들을 학교 보내기 위해 도시락과 아침식사 준비를 하거나 주말 특별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아침이면 자동적으로 먼저 눈이 뜨인다. 특별히 감기몸살에 걸려 몸을 운신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면 평소보다 20-30분 정도 늦을 뿐 주말에도 영락없이 일찍 잠에서 깨어난다.
자녀양육은 시간을 놓치면 되돌이킬 수 없는 ‘시간게임’의 전형적인 것이라 나름 생각했기 때문에 나의 책임감은 이렇듯 나의 생체리듬을 완전히 뛰어넘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삶의 양식의 변화는 나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자녀양육에 대한 책임의식으로 인해 자신의 삶의 형태를 재구조화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 자녀들이 장성하여 성인이 된 주변의 선배 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창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직장생활과 아이들 뒷바라지와 가정살림을 하느라 당연히 그렇게 바삐 사는 것이라 여겼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초능력을 발휘하며 살았던 것 같다는 회고를 하곤 한다. 이렇듯 엄마들의 초능력과 같은 열정과 책임감 덕에 우리 아이들은 그 사랑으로 무럭무럭 잘 성장할 수 있는 양분을 받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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