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나 이라크 외 여러 나라에서 ISIS가 판을치고 지구 곳곳의 수천명의 피난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생사의 고비를 넘기는 한편 이곳의 2015년은 비교적 훨씬 평온한 끝자락에 있다. 요즘엔 특히 대형 쇼핑몰이나 유명한 장소들을 가보면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가득하다.
내 키의 몇배의 높이의 수많은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자신있게 반짝이며 온 거리가 캐롤송으로 뒤덮인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많이 찍고 한껏 그 특유의 분위기에 심취되어 옛 추억들도 떠올리고 새로운 추억도 쌓아간다.
가까운 사람들과 주고받는 선물들로, 잦은 모임과 공연관람 등으로 지갑은 얇아지지지만 맘과 눈은 즐거워 매년 이 시즌이 설레임으로 기다려진다. 하지만 난 언제부턴가 이런 풍경들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아졌다.
언제부터일까. 한편으론 참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같은 시공간에 소외된 사람들, 추위에 떨고 외로움에 더 떠는 사람들이 눈에 밟히고 마음에 거슬리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이제 스물 중반을 넘기며 여러 경험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더 공감 할 수있게 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공감을 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인 것이, 거들떠보지도 못할 만큼 동정심을 느낄 줄 몰랐다면 언제까지나 양심에 거리낌없이 무관심한 채로 살았을 테니 말이다.
이제는 그 눈에 띄게 화려한 데코레이션들과 소속된 공동체 안에서만 주고받는 선물들과 즐기고 노는 시간들이 문득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가정 안에서나, 교회나, 친구들끼리, 끼리 끼리만 하하호호 즐거워하고 자신들의 몸만 따뜻하게 하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우는 파티에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나아가 춥고 배고픈 이들에게 베푸는 시간도 추가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진정한 마음으로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빈부 격차가 얼마나 심한지, 부요한 사람들에게 없어도그만, 있어도 그만한 액수의 돈이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고민거리가 해결되고 인생의 수많은 짐이 덜어지며 얼마나 그 삶이 수월해질 수 있는지……
언제쯤에야 이런 빈부격차가 해결되고 건설적인 사회가 형성될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욕심이라는 것이 내재하는 이상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고 해야겠다. 사람에게 근본적으로 자리잡는 욕심이란 것을 그 누가 어찌하랴. 결국 이 문제에는 답이 없는 것이 정답이다.
어떠한 눈부신 장식품 하나 없이도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될 수 있다면 되레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차원이 다른 따뜻함과 황홀한 아름다움에 감격할 것 같다. 눈에 보이는데에 느끼는 기쁨보다 더 큰 기쁨으로 넘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될 것 같다. 완벽한 방안은 없더라도 작은 노력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나보다 약하고 소외된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생각해보고 돌아보자. 방법은 아주 많고 다양하다. 후원단체에 연락해서 후원금을 보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직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필요를 채워 줄 수도 있다.
우리의 배와 선물상자만 채우지 말고 발걸음을 열보만 돌려보자.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가 그 열 걸음 뒤에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형용사를 우리가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나누는 손과 마음들이 이 시즌의 ‘아름다움’이 되고 ‘따뜻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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