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창 밖엔 짙은 어둠이 내려있고, 각 방에서 자고 있는 아이들의 숨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학교공부로, 타지생활로 많이 피곤했을 그들이다. 드디어 집이 다시 꽉 찼다. 내 마음도 기쁨으로 꽉 찬다. 명절날 시골에서 자식들 기다리시던 부모님처럼, 공항에서 기웃기웃 언제나 나오려나 들뜬 마음으로 그들을 기다린다. 물론 함께 있으면 티격태격 신경전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난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잔소리를 하고 싫은 소리도 한다. 난 그들의 엄마니까…나도 어렸을 적, 내 귀에 딱지처럼 앉은 부모님의 말씀이 지금도 쟁쟁하다. 그 잔소리들은 내가 자라며 살아가는데, 크게 혹은 작게 나의 인격이 되었다. 식사할 때 바른 젓가락질, 치약은 끝에서부터 짜야 하고, 신발은 가지런히 벗어두고, 변기뚜껑은 꼭 닫아야 하며, 방을 나올 땐 전깃불을 끄고, 물건은 사용하고 항상 제자리에 두어야 한다는 등등의 예기를 듣고 또 들었다.
우리 부모님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계속 얘기해주었다. 이러한 것들이 생활에서 몸에 베이도록 말이다. 방학이 일주일만 지나면, 개학이 언제인가 하고 다시 돌아가는 날을 손꼽는다는데, 난 예전부터 아이들이 방학이면 참 좋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지 않아서 좋았고, 숙제로 늘 신경쓰고 끙끙대는 아이들을 보지 않아서 좋았다. 하루 3끼 무엇을 해주어도 잘 먹어주어서 고맙고 또 예뻤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은 집에 올 때마다 부쩍부쩍 성장해서 오는 걸 느낀다. 예전 같으면 내 맘대로 아이들에게 했을 잔소리들도, 이젠 많이 조심스러워진다. 아직까진 그들이 내게 의지하고 있지만, 조금 더 있으면 그들이 나의 의지가 되어주겠지!
방학이라고 게으름 부릴 아이들을 눈감아 주련다. 방학이라고 친구들만 찾을 아이들을 눈감아 주련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언제나 따뜻하고 편한 곳이 집이라는 걸, 그리고 거기에는 언제나 그들의 편이 되어주는 우리가 있다는 걸 차츰 알아가겠지!
오늘도 아이들이 일찍 일어나 식탁에 앉을 걸 기대하지 않지만, 난 그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한다.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따뜻한 엄마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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