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사람의 기쁨을 더 크게 하려고 정성을 들여 선물을 포장한다.
기업들은 상품의 가치를 높이거나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하여 포장을 한다. 포장이란 받는 사람을 아끼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러한 포장을 악용하기도 한다. 푸짐한 포장에 끌려 구매한 상품을 뜯어보면 초라한 내용물에 실망하기도 한다.
선물과 상품처럼 언어도 포장을한다. 언어의 포장도 듣는 사람을아끼는 마음의 표현이다. 같은 말을하더라도 아름다운 단어를 고르고용기와 희망을 주는 언어로 포장한다. 듣는 사람은 기쁘고 감동을 받는다.
그런데 이런 언어의 포장도 악용한다. 뜯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선물과 상품의 포장과는 달리 언어의포장은 그 악용의 진의를 파악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 피해가 커서 사기를 당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고 좌절하기도 한다.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 정년이 되었거나정년이 다가오는 직원들에게 더 나은 조건으로 조기 퇴직의 기회를주는 것이라면 좋겠다. 그런데 모기업에서는 갓 입사한 청년직원까지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직원들은 회사 내에서자존심이 상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책상이나 의자를 치워버리거나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보내는식이다. 길거리 판촉을 내보내거나산에 올라가 인증사진을 찍어 보내라 한다. 이것은 부당해고의 ‘부당’을 희망퇴직의 ‘희망’이란 언어로포장하는 짓이다.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정권에서‘ 대운하’가 명분을 얻지 못하자 ‘4대강 사업’으로 포장하였다.
‘공기업 민영화’가 여론에 부딪히자 ‘공기업 선진화’로 포장하였다.
그 이후 국회 선진화법 등‘ 선진화’라는 언어는 정계에 자주 등장하였다.
정치인들은 언어 포장의 마술사이다. 각종 정책을 창조경제, 민생안정, 반값등록금, 청년 배당금, 전역 퇴직금, 정직한 사람 등 화려한포장지로 싼다. 국민들은 포장지를뜯어보고도 혼란스럽다. 포장속 내용물이 자신에게 약이 되는 것인지독이 되는 것인지.
특히 선거철이면 포장에 싸인 수많은 공약과 정책들이 미세 먼지처럼 대기에 가득할 것이고 국민들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정론직필의 언론과 사고가 바른 학자들은 국민들을 위하여 먼지 같은 언어의 포장을 걸러내고 실질적 내용물을 추려주는 정의로운 마스크가되어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