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잠시 한국에 다녀왔다. 좋은 일로 한국에 가는 거라면 친구들한테도 연락해서 볼 텐데 그리 좋은 일도 아니여서 가족과 같이 한국에 조용히 있다가 올 계획으로 갔다. 미국에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한국은 많이 변해 있었다.
잠시 있긴 해도 아이가 있으니 짐이 많았다. 아이도 책가방에 중간 크기의 트렁크를 끌고 이동해야 했으니 고생이 많았다. 짐을 이동하고 있는데 차들이 애를 칠 뻔한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아이를 두었을 것 같은 분들도 아이가 짐을 들고 이동하는데 아이 앞을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내 마음속에만 친절했던 한국이 있고 현실은 다른 듯했다. 전철을 탔을 때도 아이는 시차적응도 안돼서 어지러워하다가 바닥에 앉았다. 구부정하게 힘들게 앉아 있는데 바로 앞에 젊은 애도, 그 옆에 아이를 둔 엄마도 별관심이 없었다.
몇몇 개인이 보인 모습이긴 하지만 실망스러웠다. 단 몇 년이지만 미국에선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차들은 보행자가 우선이였고, 아이가 서 있으면 전철에선 항상 양보를 받았다. 이 또한 개인들이 만든 환상이겠지만 이런 일들이 많았기에 한국의 모습은 낯설었다.
을지로 입구에 호텔을 정하고 돌아다녔다. 아이의 머릿속에 한국의 이미지를 담고 싶었다. 하지만 명동은 담겨 주고 싶은 한국의 이미지가 아니였다. 원래 명동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 일본식 딸기 모찌와 중국식 용수염이라는 디저트를 팔고 중국 튀김 게와 짜장면 등 외국 음식들이 거리음식으로 팔리고 매장은 온통 화장품점이고 들어가면 외국 매장직원들이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했다. 한국어로 말을 걸면 다른 한국 직원을 불러왔다. 반대로 미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한인 타운에 오면 이런 느낌일까? 노래 가사처럼 ‘내거인 듯 내거 아닌 내거 같은 한국’이였다.
한국에서 느꼈던 ‘정’ 문화를 미국에서 와서 외국 친구들에게 느꼈고 다시 한국에서도 느낄 거라는 기대를 하고 갔나보다. 온정은 사라졌고 보고 자랐던 그곳은 외국관광객을 위한 한국이 된 듯 느껴진다. 미국의 생활 템포에 익숙해져서 한국의 빠른 템포를 못 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변해도 너무 많이, 빨리 변했고 아쉬움이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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