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80여년이란 긴 세월을 사는 동안 한 번도 수술문제에 당면 해보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이 중대한 일을 선택하는데 있어 알아야 할 것을 제치고 가볍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 할 수 있다.
첫째로 가려야 할 것은 수술의 필요성이다. 생명 자체나 인체 내 어느 기관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중 어느 쪽인지 부터 알아야 할 일이다.
심한 교통사고나 총에 맞아 출혈과 장기파손으로 생명 유지를 위해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응급(emergency) 수술, 그보다는 검사와 준비과정 상 며칠에서 몇주 여유는 있어도 그 후 반드시 해야 할 경우는 urgent(긴급) 수술로 분류된다.
이렇게 얼마나 급히 해야 하느냐의 차이 말고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선택 여지가 별로 없는 수술은 결정하기가 비교적 쉽다고 할 수 있다.
예로 심장벽 혈관 셋이 막혀 심장마비가 임박해 있거나 아직 전이가 안된 위암 같은 병이면 수일에서 수주의 여유는 있어도 장기간 방치했을 때 생명에 위협이 확실한 경우처럼 말이다.
그래도 마음이 안내키거나 더 확인하고 싶으면 다른 의사의 의견, 이른바 second opinion을 들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는 달리 필수적이지 않은 수술, 즉 하면 좋으나 안해도 크게 도리킬 수 없는 손상을 입지 않을 수술을 elective 수술이라 하는데 많은 수술이 이에 해당된다. 여기서 하는 편이 안하는 편보다 더 낳을 수 있는 수술일 경우를 semi-elective 수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최종 수술선택은 환자 자신이 하기 때문에 만일 수술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때 그 탓을 환자 자신이 짊어지게 되는 것이고 이것을 담당의사나 제3자에게 돌리려고 할 때 분쟁에서 소송까지 가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환자는 수술을 선택하기 전에 이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잘 듣고 이해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elective 수술의 한 예로 노년기 사람들이 제일 많이 받는 수술의 하나인 백내장수술을 들 수 있다. 시야가 뿌옇게 변해 시력을 떨어트리는 눈안의 렌즈를 인공렌즈로 갈아치는 이 수술은 시력이 현저히 떨어져 불편을 겪고 있다가 수술 후 시력이 훨씬 좋아져 만족하는 환자를 볼 수 있다.
아직 시력의 문제를 별로 느끼지 않고 일상생활이나 직업에 어려움이 없는 백내장 초기단계에서는 백내장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세월이 가면 더 나빠진다니까 미리 하지, 또는 남이 하고 좋다니까 나도 하지 하는 생각으로 수술을 했을 경우에는 수술 후 뚜렷하게 좋아진 것을 못 느끼거나 무슨 부작용이 생겼을 때 불만과 후회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또 백내장 외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증 같은 다른 이상이 있는 경우 수술이 잘돼도 시력이 만족스럽게 좋아지지 못할 수 있다는 걸 미리 알지 못했을 때도 불만이 따르기 쉽다.
그러므로 elective 수술에 당면했을 때 수술의 필요성과 장점, 단점, 부작용 등을 잘 이해하고 선택하는것이 바람직하고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재확인을 원하면 다른 의사의 소견(second opinion)을 참작하는 것이 후환을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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