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스런 생존의 몸부림과 복수, 디카프리오 오스카상 도전

캐나다 촬영장의 알레한드로 G. 이나리투(왼쪽부터)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 영화는 지난 10일 열린 제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과 남우주연상(각기 드라마 부문) 및 감독상을 받아 3관왕이 됐다. 또 지난 14일에 발표된 오스카상 각 부문 후보에서 작품, 감독 및 남우주연상 등 총 12개 부문에 올랐다. ‘레버넌트’가 전 지역으로 확대 상영되는 것을 계기로 이 영화를 다시 한 번 소개한다.
이것이야 말로 위대한 영화제작이다. 방대한 스케일과 내장을 끄집어내 씹고 생살을 깎아내는 것 같은 쓰고 고통스런 생존의 몸부림과 복수, 폭과 깊이가 대하 서사적으로 장엄하고 아름다운 영상미 그리고 불길하고 우울한 음악(사카모토 류이치와 알바 노토) 및 처절한 연기 등이 마치 명필가의 거대한 붓이 일필휘지로 쓴 것 같은 연출력에 의해 극단적으로 생생하게 표현된 걸작이다.
지난해에 ‘버드맨’으로 오스카 감독상을 탄 알레한드로 G. 이나리투(공동 각본)의 영화로 실제 있었던 모피사냥꾼의 사건을 바탕으로 캐나다의 캘거리와 아르헨티나에서 찍었는데 마치 영화 속의 복수심에 불타는 주인공처럼 이를 득득 갈면서 죽기를 각오하고 만든 것 같은 절박감과 치열한 작품 욕심이 느껴져 고개가 숙여진다.
가차 없고 잔혹한 실존적 웨스턴이기도 한데 눈 덮인 광활한 동토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장정을 하면서 겪는 주인공이 겪는 견디어내기 힘든 조건과 상황 그리고 폭력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참혹하고 끔찍해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1823년 록키산 지역에서 캡튼 앤드루 헨리(돔날 글리슨)의 지휘 하에 모피사냥을 하던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사냥꾼 일행이 포니 인디언들에 의해 기습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장시간 진행되는 이 기습장면의 속도감과 공포와 잔인성 및 혼란이 감관을 유린하는 것 같은 카메라에 의해 박진감 있게 포착된다. 그런데 휴는 한 때 포니들과 함께 살면서 원주민과 결혼하고 아들까지 낳은 사냥꾼으로 지역 지리에 대해 정통하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사냥꾼들은 철수를 시작하는데 숲 속에서 혼자 휴식을 취하던 휴가 거대한 어미 곰에 의해 습격을 받아 빈사의 지경에 이른다. 특수효과로 처리된 이 곰의 습격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너무 생생해 진짜로 곰에게 물리고 발톱에 찢기고 밟히는 것 같은 현실감을 느끼게 된다(감독은 어떻게 찍었는지 밝히질 않는다).
들것에 실려 운반되던 휴를 날씨와 험한 지형 때문에 더 이상 운반할 수 없게 되자 앤드루는 사이코 같은 성질을 지닌 탐욕스런 존(탐 하디)과 양심적인 젊은 짐(윌 풀터)에게 휴를 잘 돌봐주다가 혹시라도 죽으면 제대로 매장을 하라고 당부하고 나머지 대원들을 이끌고 요새를 향해 떠난다. 그러나 얼마 후 존은 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휴를 거의 생매장하다시피 한 뒤 버리고 떠난다.
여기서 살아남은 휴가 처음에는 벌벌 기어 다니면서 먹고 마실 것을 찾아다니다가 기운을 차리고 나무 지팡이에 의존한 채 존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설원과 산을 걷고 타고 넘고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면서 집요하게 목적지를 향해 간다. 이 과정에서 휴는 거의 초인적 인내와 생존본능으로 온갖 위험과 고통을 극복한다. 특히 경악할 장면은 그가 얼어 죽지 않으려고 죽은 말의 내장을 손으로 꺼낸 뒤 말 속에 드러누워 혹한을 피하는 모습.
마침내 휴는 요새에 도착, 존의 행위를 폭로하나 존이 도주하면서 휴는 이번에는 달아난 존을 잡기 위해 다시 혼자 설원으로 떠난다. 자연광을 이용한 에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이 물 흐르듯 하고 급박한데 휴가 말을 탄 채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을 비롯해 경탄을 금치 못할 장면들이 많다. 내용이 간단한 영화에서 디카프리오는 별로 말을 많이 안 하는데 두꺼운 동물털가죽을 입고 텁수룩한 수염에 장발을 한 채 입안으로 웅얼대면서 강렬한 눈매와 사로잡힌 얼굴 표정으로 필사적인 연기를 한다. 디카프리오가 골든 글로브상에 이어 오스카상을 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영시간 2시간36분. R.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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