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기획: 커뮤니티센터 건립운동 어떻게 돼 가고 있나
‘역사는 만들어져 가고 있다’. 2013년 워싱턴한인커뮤니티 센터 건립 캠페인이 다시 큰 걸음을 내디뎠을 때 한 참가자의 말이다. 그로부터 3년, 센터 건립운동의 현재는 장밋빛 기대로 찬 출발이 무색할 정도다. 동포사회의 전폭적인 신뢰와 참여를 얻지 못하고 여전히 더딘 걸음만 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과거의 센터 건립운동과 달라진 게 있다면, 미 주류사회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준비위 관계자들 역시 열정과 헌신,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커뮤니티 센터 건립운동의 현 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해본다.
추진위 3년 노력에도 아직 더딘 걸음
열기 재점화, 한인참여 이끌 묘안 필요
조직 확대개편해 범동포사회 품어야
<건립 준비 상황>
워싱턴 한인들의 최대의 숙원사업인 커뮤니티센터 건립운동이 다시 태동한 건 2013년 2월경이었다. 그해 6월 건립추진위의 운영위, 멤버십위, 재정 및 기금 모금위, 부지선정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구성됐으며 간사에는 황원균 평통 회장이 위촉됐다.
8월에는 준비모임이 열려 2015년 가을까지 센터 전반을 갖추자는 잠정 목표 아래 기금모금과 건물 부지 마련에 박차를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10월에는 버지니아 주 정부에 단체등록을 마쳤다.
2014년 2월 새론 불로바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모임에서는 향후 6개월 내에 건립 청사진을 제시하기로 하고 부지 및 건물에 대한 논의를 했다. 준비위는 2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당, 10개에서 20개의 교실, 10-15개의 사무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500만 달러를 들여 건물을 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해 말에는 2015년 11월까지 1,000명의 회원을 모집하는 캠페인 ‘1,000명 배가운동’을 벌였다. 20달러 이상만 내면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금 마련 가두 캠페인도 전개하기 시작했다. 준비위는 2015년 11월 현재 총 기금 4만4,503 달러. 등록회원 500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올해 계획은>
2015년 12월 페어팩스 카운티 청사에서 개최된 제2회 회원 감사 및 기금모금 오찬행사에서는 건립 부지 마련 등 2016년 계획도 발표됐다. 2016년에 부지를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센터빌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불로바 수퍼바이저 의장은 2016년 1월부터 향후 4년간 자신의 임기내에 커뮤니티센터가 건립될 수 있도록 부지 선정, 조닝변경, 조언 등을 통해 돕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황원균 간사는 28일 “올해는 부지 선정은 물론이고 등록 회원 배가를 통해 10만 달러를 넘겨야 건립운동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건립운동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왜 진척이 더딘가>
추진위의 지난 3년의 노력에 비해 성적표는 겨우 낙제를 면했을 정도다. 한 추진위 관계자의 말처럼 “그저 갑갑한 상황”이다. 물론 건립운동 초기에 준비위 조직 내에서의 인적 갈등을 정리하느라 1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갈래의 사람들이 참여하다 보니 주도권 싸움에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회의마저도 중구난방 격이었다.
하지만 조직이 정비된 이후에도 건립운동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는 불경기라는 최악의 여건 속에서 동포사회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첫손으로 꼽힌다.
여기에는 지난 20년 동안 숱하게 전개된 센터 건립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1996년 박용찬 미주방송 사장의 코리안커뮤니티센터부터 2000년대 들어 재외한민족센터(대표 이정우), 2006년의 커뮤니티 센터 건립추진위(위원장 최병근), 2010년 조지메이슨대 내의 코리안센터(대표 노영찬), 그리고 2012년 1.5세 중심의 커뮤니티 센터 건립 준비위원회(위원장 레이 박) 등 도합 다섯 차례 건립운동이 추진됐지만 이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한 단체장은 “그동안 모금운동에 참여해보았지만 센터는 건립도 안 되고 돈은 어디로 갔는지 행방도 묘연하다”면서 “동포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새로 건립운동을 한다고 선뜻 동참하겠느냐”고 한인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센터 건립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그러나 한인들은 센터 건립의 당위성은 알고 있지만 ‘내가 참여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알지 못했다. 추진위는 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역부족 이었다. 그래서 현 추진위의 구성이 범 동포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데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부 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쓴 소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커뮤니티 센터 건립은 목적에 대한 명확한 설정, 재정확보와 운영방안에 대한 정교한 프로그램과 함께 전체 한인 커뮤니티가 한마음으로 뒷받침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범 동포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사그라진 동포사회의 열기를 지펴야 한다. 모금도 건립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동포들은 이 사업을 어떤 사람들이 계획하고, 모금하고, 추진하는지를 보고 있다. 추진 주체에 대한 신뢰가 동포사회 호응의 결정적 키포인트인 것이다.
따라서 추진위 조직을 범 동포사회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 특히 한인회들을 조직 내에 참여시키는 것은 물론 한인사회의 인력과 재정이 집중되는 교회의 동참도 이끌어내야 한다. 범 동포사회가 커뮤니티 건립운동에 뛰어들게끔 조직을 확대하는게 급선무인 것이다.
또 추진위 내에서 활동이 저조한 인원은 스스로 물러나고 조직을 재편해야 한다. 능력이 안 되는 인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한인사회의 협력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실무인력들을 조직 내에 끌어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현 조직은 머리만 있고 손발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젊은 인력들을 대거 활용해 추진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번 센터 건립운동은 한인사회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미 지방정부에서도 한인들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워싱턴 한인사회의 1세와 2세들을 위한 허브를 짓겠다는 가슴 뿌듯한 청사진이 올해는 활짝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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