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혼란은 흔히 이민자들이 겪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작년에 ‘딕셔너리 닷 컴(Dictionary.com)’ 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정체성Identity ”이 201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었다.
미국 사람들도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미래를 설계 할수 있기에, 미국 대학들은 진학을 앞둔 지원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에세이를 쓰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사랑, 전쟁과 망명’은 몇 년 전 열렸던 마크 사걀(Marc Chagall, 1887?1985) 전시회 제목이었다. 그의 그림에는 바이올린 연주자와 사람들이 둥둥 떠 다니는데, 공중 부양은 전쟁으로 흩어져 세계를 떠 돌아다니는 유태인들의 디아스포라(diaspora)를 의미하였다. 러시아에서 망명 했던 그는 유태문화 전통과 어린 시절을 ‘시각적 은유”로 표현하였다.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얼린’의 원작인 “우유장사 테비에(Tevye, The Dairyman) ‘를 쓴 숄롬 알레이챔(Sholem Aleichem, 1859-1916)도 샤갈처럼 동유럽에서 유년시절에 겪었던 경험을 글로 나타 낸 것이다. 브로드웨이 제작자들이 샤갈의 페인팅에서 영감을 얻어 이 뮤지컬의 제목에 ‘바이얼린’이란 단어를 넣었다고 한다.
샤갈과 알레이챔의 공통점은 그들의 문화 작품 속에는 민족의 애환이 서려 있으나 밝은 색채와 유머로서 어둠을 밝힌다. 알레이챔은 ‘유태인 마크 트웨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유머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인류에게 한 가지 참으로 효과적인 무기가 있으니 그것은 웃음이다.”
그들의 작품에는 모더니스트 아방가르드(Avant-garde) 양상을 가지고 있기에 널리 보급될수 있었다. 마치 해방되어 공중의 떠오른 샤갈의 그림속의 주인공처럼, 두 예술가들은 역사 속의 한 부분인 격동의 세월 속에서 벗어나 자신을 제 3자로 볼수 있었던 때문에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알레이챔의 원작에서 흥미로운 점은 셋째 딸인 하바(Chava)와 기독교인이었던 피엣카(Fyedka)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며, 하바는 가족에게 돌아 온다는 것이다. 그 시대에는 유태인이 아닌 사람과의 결혼은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알레이챔의 본명은 솔로몬 노보비치 라비노비치(Solomon Naumovich Rabinovich)이었으나, 그는 그의 필명인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숄룜 알레이챔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후 두려움과 혼란 속에 떨고 있는 제자들 앞에 처음 나타나셔서 하신 말씀이기도 하다. 위기 속에서 평화를 찾으라는 뜻이 아닌가?
샤갈과 숄롬은 거듭되는 반 유태주의적 전쟁과 망명 속에서도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고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밝고 평안한 마음만이 아름다운 사랑을 담아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한인 학생들도 꼭 대학입시 에세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지켜나갈수 있는 정체성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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