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증거 채택 놓고 변·검 공방
▶ 취재진·파키스탄계·한인 법정 메워
17년 전 한인여고생 피살사건 범인의 재심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가 3일 볼티모어시 순회법원에서 시작됐다.
1999년 1월 볼티모어카운티 우드론 고교에 다니던 이혜민 양(당시 17세)을 살해, 1급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주 교도소에서 15년째 복역 중인 아드난 사이드는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요구하고 있다.
사이드 측 저스틴 브라운 변호사는 모두 변론에서 과거 사이드의 변호인이 그를 제대로 변론하지 못했고, 그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증인이 채택되지 않아 정당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브라운은 따라서 새로운 증거를 토대로 사이드는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심리는 사이드가 재심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증거 채택 여부를 가린다.
브라운은 당시 사이드의 변호사인 크리스티나 구티에레즈는 병으로 인해 사이드를 적절히 변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브라운이 증인으로 내세운 구티에레즈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필립 단테스 전 메릴랜드대법대 교수는 구티에레즈의 병력에 대해 답변했다. 구티에레즈는 1999년 동맥경화 복합증 및 당뇨 등에 의해 2004년 사망했다. 주 당국은 2001년 구티에레즈의 변론에 항의하는 의뢰인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그녀의 변호사 자격을 정지시켰다.
브라운은 또한 구티에레즈가 사이드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급우 에이샤 맥클레인을 증인으로 내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검찰은 이 양을 암매장한 곳에 사이드가 있었음을 나타내는 그의 셀폰 위치정보 기록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변호사에게 알리지 않았다 말했다.
이에 대해 서루벤드란 비그나라자 검사는 당시 배심원단은 압도적인 증거를 토대로 사이드에 대한 평결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검사는 “사이드는 그가 한 행위에 따라 판결받은 것”이라며 “당시 검찰은 다른 자료들을 통해 피고에게 유리한 모든 증거 및 정보를 변호사에게 보냈다”고 강조했다.
사이드는 이날 17세 때 판결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나타냈다. 연푸른색 죄수복을 입고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그는 가족들에게 미소를 보이며 입장해 법정 오른쪽에 앉았다.
이날 법정에는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이 사건을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시킨 세라 코닝 전 볼티모어 선 기자를 비롯 기자들 20여명이 취재에 열중, 이 재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백성옥 메릴랜드한인회장과 김덕춘·남정구 전 메릴랜드체육회장, 백준빈 전 메릴랜드한인회장, 피터 황 변호사 등 한인 10여명과 파키스탄계 40여명 등이 방청석을 메웠다. 사건 후 LA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진 이 양의 유족들은 이날 심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이 심리는 5일(금)까지 매일 오전 9시 30분 볼티모어시순회법원 코트하우스 이스트(111 N. Calvert St.) 234호실에서 계속된다.
백성옥 한인회장은 3일에 이어 오늘(4일)도 다른 한인들과 함께 재판에 참석해 진행을 지켜볼 계획이다. 백 회장은 “이 재판에 한인들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며 “하루 종일 진행되는 재판 전 과정을 한인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4일은 오전, 오후 두 파트로 한인 방청객들을 나눠 재판정에 참석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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