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올해 국제유가 전망은
▶ 시장 점유율 놓고 힘겨루기 양상 감산 가능성 낮아
중동 내 양대 맹주이자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힘겨루기에 산유국 간 감산합의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원요 생산국가들이 양 국가가 감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도 올해 내내 약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공급과잉 우려에 전 거래일보다 무려 3.9% 하락한 배럴 당 29.6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30달러선이 다시 붕괴됐다.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터키·스페인·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 국가로 수출하는 3월 인도분 경질유와 중질유 원유가격을 각각 배럴 당 30센트, 20센트 낮췄다. 또 아시아로 수출하는 경질유와 초경질유 가격도 배럴 당 각각 20센트, 1달러60센트 낮췄다.
블룸버그는 이날 “사우디의 수출가격 인하는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로 국제 원유시장에 복귀하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올해 하루 배럴 당 60만~80만배럴을 더 증산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국제유가 추락에 사우디도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미국 셰일업체 고사와 이란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가격경쟁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사우디는 하루 생산량을 지난해 12월 1,020만배럴에서 올 1월 1,048만배럴로 늘리며 이란에 맞불을 놓고 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이란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6개 회원국과 러시아·오만 등 비OPEC 산유국 2개국이 감산 논의를 위해 이달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란 역시 산유국의 공동감산이 필요하지만 자국만은 과거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 증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알리 타예브니아 이란 경제·재무장관은 이날 “미국·유럽 등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만큼 하루 50만배럴씩 2단계에 걸쳐 모두 100만배럴을 증산할 방침”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그는 “이란의 증산에 대해 OPEC 회원국들의 기본적인 이해를 얻은 상태”라며 사우디의 양보를 요구했다. 카마르 에너지의 로빈 밀스 최고경영자(CEO)는 “OPEC의 그 어떤 회원국도 시장점유율을 조금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감산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당분간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이날 올해 4·4분기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 당 29달러로 제시하며 기존의 59달러에 비해 대폭 하향 조정했다.
모건 스탠리는 “내년 중반은 돼야 원유시장이 수급 균형을 되찾으면서 내년 말에나 50달러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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