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네바다에서 열린 민주당 코커스는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로 돌아갔다. 53%대 47%라는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이 승리는 힐러리에게 있어 귀중하기 짝이 없다.
만약 여기서 힐러리가 졌더라면 버니 샌더스는 뉴햄프셔 예선 압승의여세를 몰아 모멘텀을 얻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힐러리는 대의원 과반수를 얻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네바다 승전으로 버니의 기세는 꺾였고 흑인이 과반수인 다음 선거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힐러리의 압승이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아이오와와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 샌더스는 ‘뉴햄프셔에만 강한후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소액 기부자 덕에 넉넉한 선거 자금과 젊은 유권자의 열기에 힘입어 전당대회까지 가기는 가겠지만 힐러리의 대의원 수 우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기적이 없는 한 버니가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하기는 여기까지온 것만도 기적이지만.
힐러리라고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젊은 유권자와 ‘정직’을 중요시 하는 유권자의 샌더스 몰표는 힐러리의약점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들이 실망해 11월 본선에나오지 않으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기기는 힘들다.
같은 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공화당 예선은 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곳에서인기 있는 부시 집안을 욕하고 교황으로부터 “다리 대신 장벽을 쌓는사람은 비기독교인”이라는 비판을 듣고도 32%의 지지를 얻었다. 뉴햄프셔의 35%보다는 낮지만 누가 뭐래도 트럼프를 찍겠다는 고정표가 공화당에 1/3 정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예선에서 트럼프다음 승자로 떠오른 사람은 마르코 루비오다. 뉴햄프셔 대선 후보 토론에서로봇 같은 발언으로 5등으로 추락했던 그는 이곳에서는 레이건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2등을 해 재기의 발판을마련했다.
70년대 오랜 불경기와 쇠락해 가는국력으로 절망에 빠졌던 미국인들이레이건을 뽑음으로써 미국 부흥의 토대를 마련했듯이 자신이 21세기의 미국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그의 발언은레이건 향수에 젖은 유권자들을 자극했고 마지막 순간 공화당의 샛별이자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인 니키 헤일리가 루비오의 손을 들어준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형과 어머니까지 동원해가며 이곳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젭 부시가한 자리 수 지지밖에 받지 못하자 깨끗이 사퇴한 것도 루비오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플로리다 출신이자 정치 성향이 같은 젭과 루비오는 공통의 지지자를 갖고 있다. 실지로 젭 사퇴 후 많은 젭 후원자들이 루비오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유력해 보이지만 존 케이식과벤 카슨 같은 군소 후보가 사퇴하고트럼프와 루비오, 그리고 제작상의 실수로 잘못 만들어진 심통 난 테디 베어를 연상시키는 테드 크루즈의 3파전이 벌어진다면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루비오에게 희망이 없는것은 아니다. 11월 본선을 생각하더라도 반이민을 기치로 내건 트럼프나 크루즈보다는 이민자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루비오 쪽이 민주당을 꺾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트럼프와 루비오의 싸움은 단순히공화당 대선 주자가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향후 30년 동안 미 양대 정당의하나인 공화당의 주도 세력이 누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문제다. 공화당은 지금 반이민, 반소수계, 반여성, 반장애자, 반회교도를 외치는 쓰레기 깡통과이민자와 소수계를 포용하는 21세기새 지도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한쪽에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으로 제정신이 아닌 저소득 저학력 백인들을 선동하는 트럼프와 사라 페일린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루비오와 인도 이민자의 딸인 니키 헤일리가 있다. 이들중 누가 한인과 미국과 공화당을 위해 바른 선택인가는 물을 필요도 없다. 지금은 트럼프 저지를 위해 모든한인과 미국인들이 작은 힘이라도보태야 할 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