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의 말기에 당면한 환자가 견디기 어려운 육체적 심적 고통을 의사의 도움으로 피하고 자신의 선택에 따른 임종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는 소위 존엄사 또는 안락사라는 것이 지난해에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되었다.
이 문제는 많은 나라에서 오래전부터 검토되어 왔고 현재 캐나다를 포함한 다섯 나라에서 합법화되었고 미국에서는 1997년 대법원의 승인 이후 현재까지 다섯 주(Oregon, Washington, Montana, Vermont, California)에서 합법화 된데 이어 현재 20여개 주의회에서 법안으로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 한국에서도 최근에 환자의 의사를 존중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웰빙법안’이란 것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소생의 희망이 없는 무의식상태의 환자에서 효과 없는 생명유지만의 의료를 끊는 것으로 존엄사와는 다소 다른 것이다.
이 이슈는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 문제에 처한 환자와 가족에게는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여기에 대한 찬반논란은 임신중절, 동성결혼 문제에서처럼 피할 수 없지만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이 앞서고 있는 상태다. 이것은 말할 나위 없이 극도로 예민한 문제로 자살이다, 살인이다, 의사는 어떤 경우에서든 생명을 유지하는 일만 해야 한다, 악용 또는 남용될 수 있다 등등을 내세운 반대의견에 비해 생의 마지막을 앞둔 상태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속의 비통한 상태를 피하고 존엄스러운 죽음을 자신이 선택하는 권리를 행사한다는 것이 더 많은 공감을 얻어 사회적 윤리적 걸림돌을 넘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법을 Physician-Assisted Dying(PAD)이라고 부르는데 캘리포니아주 법의 골자를 보면 우선 두 명의 의사가 생명이 6개월 이상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소견에 동의해야 하고 환자의 정신상태가 온존치 않을 것 같은 경우 정신과전문의의 검증이 필요하다. 이 조건하에서 환자가 요구를 하면 우선 15일간의 waiting period를 지난 후에 다시 재요구를 구두와 서류로 해야 하는데 두 사람(그 중 한 명은 의사, 가족, 친척, 친지가 아닌 사람)의 증인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비로소 필요한 약 처방을 의사에게서 받을 수 있는데 의사는 이때에 무슨 이유로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그러면 다른 의사로 대치될 수 있다. 여기서 주시할 것은 의사가 하는 것은 약을 처방하는 것뿐이고 처방된 극약을 구입하고 언제 복용할지 안할지는 환자 자신이 정하고 행한다는 것이다.
1997년 이후 미국 내에서 이제까지 이 법에 따라 약을 처방받은 총 1,327명 중에서 65%만이 실제로 이 약을 사용해 죽음을 택하였고 이들 대부분은 고등교육 출신으로 의료보험이 있고 호스피스에서 마지막 케어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란 점으로 보아 이 법이 악용이나 남용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은 개개인의 인격과 자신의 운명에 대한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에 기본을 둔 것인 만큼 당사지의 깊고 넓은 심사숙고가 전제되야 하고 가족과 의사의 이해와 승락의 뒷받침이 따라야 할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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