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천장-카펫 곳곳 뜯어져있고 공사 시작도 않은 채 방치 ‘흉칙’
▶ 20여 한인 피해가구 ‘발만 동동’ 큰 불편

화재 때 스프링클러가 터져 엉망이 된 가구들이 대략 치워졌으나 3주동안 수리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방치된 피해 한인가구들의 내부 모습이 마치‘흉가’ 를 연상케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화재가 발생한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에버그린노인아파트가 현재까지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한인 20여 가구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노인아파트에는 거주자 300여명중 한인이 280여명으로 피해자 대부분도 한인 노인들이다.
한 한인 할머니는 16일 “화재가 발생한지 3주가 됐지만 전기 수리와 물 말리는 등 기본적인 것 이외에는 어떤 복구공사도 시작되지 않고 있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복구 공사가 지체되고 있는 것은 보험회사와 아파트 측과의 합의가 늦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재는 지난달 24일 밤 11시경 맨 위층인 6층에서 발생했으며 아파트 천정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일제히 작동했고 이로 인해 화재가 난 방 주위와 아래층에 있는 3층, 4층, 5층 인근 방들도 모두 물바다가 됐다.
이로 인해 피해가 심한 4개 방거주자들은 아파트 측의 주선으로 인근 모텔이나 친척 또는 지인 집으로 대피했으며 20여개 방은 화재진압용 물로 카펫은 모두 젖었다. 또한 전기배관에 물이 스며들었을 가능성을 대비해 벽과 천장 곳곳은 뚫어졌고 방은 엉망이 됐다. 피해가 심한 방의 카펫은 모두 뜯겨져 있다. 피해가 적은 방들의 카펫도 이곳저곳이 뜯겨졌고 짐들은 한 곳으로 옮겨져 쌓여 있기도 하다.
한 할머니는 “사람만 안 죽었을 뿐이지 6.25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 말이 아니다”면서 “언제 공사가 시작될지 몰라 마냥 기다리고만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할머니는 “아파트 측과는 영어가 되지 않아 말도 통하지 않는데다가 아파트 측에서는 언제부터 수리가 된다는 말도 없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면서 “대부분의 한인들은 화재로 인한 보상은 모르지만 개인용품에 대해서는 보험도 가입하지 않아 보상도 못 받는다”며 속상해 했다.
방의 피해가 심한 한 할머니는 “아파트 측에서 언제 공사가 시작되는지 알려주지 않아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면서 “현재 간병사 집에 가서 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할머니는 “아파트 측에서 3일 동안 방에 선풍기 11대나 갖다 놓고 방을 말리는 바람에 귀가 윙윙거리고 정신이 없다”면서 “숨이 답답해 아파트 측에 산소호흡 기구를 부탁해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복구공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아파트측 관계자는 16일 “한인노인들의 답답한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17일부터 곧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남배 에버그린노인아파트 상록회장은 “조만간 아파트 관계자들과 만나, 진행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한인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열·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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