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신, 큐피트의 화살은 일단 살을 당기면 정지가 없이 과녁을 향한다. 화살이 심장에 쏘이면 사랑에 휩싸인다. 이 열정은 자신들이 만든 이미지 위에 상대방을 태우고 불타는 사랑으로 둥지를 튼다. 둘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고, 일상이 겹겹이 더하고 더해, 보금자리를 만들고 안정감을 느낀다. 매서운 현실에서 끊임없이 도전받는 사건들은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한 극기를 훈련한다. 자신을 잊고 분주히 살던 둘은 살갑게 아이를 안은 부모가 되어있고, 아름다운 가족이 만들어진다. 얼마나 우리가 원하던 삶인가!
지난 주 ‘그것이 알고 싶다’는 프로에 한인 남매 노예 스캔들이 방송되었다. 이혼으로 인한 이 가족의 해체는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두었던 장고(長考)의 한 수였을지라도, 아이들이 겪었던 고통이란 너무나 길고도 깊었다. 앞으로도 70년, 80년 이상 이들 삶 전체를 끌고 갈 긴 아픔일 것이다.
통증이나 아픔은 영어로 pain이다. 마음이 아픈 것은 emotional pain이다. 몸이 아프면 진통제를 먹는다지만, 마음의 고통은 진통제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몸이 다치면 상처(trauma)라고 한다. 마음의 상처는 emotional trauma이다. 상처를 받으면 지워지지 않는 반흔의 흉이 남지 않던가!
마음의 고통과 상처는 보이지 않아서 무시되는 것인지 모르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게 아니다. 그 상처는 어느 때고 행동과 감정의 미성숙한 형태로 나타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뇌를 동반하는지 모른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개개인의 노력의 결과는 자신을 감정이 무딘 사람으로 만들거나, 쉽게 화가 나는 사람으로 변하기도 한다, 상처 부분이 건드려지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서 공격적으로 남을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이는 자신이 몇 배 더 아파온 흔적의 투사이다.
가장 혹독한 것은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것이다. 이유없이 자기를 미워하며 열등감으로 자존감을 상실해간다. 버림받을 두려움에 사랑의 진행이 어렵고, 불안정한 사람이 되어간다. 그런 자신에게서 회피하기 위해 무엇엔가 의존하게 되며, 이것 또한 어릴 적 상처가 하는 짓이다.
큐피트 화살 촉에 달린 불은 영원히 타지는 않는다. 하지만 화살을 빼어버린 신화는 없다. 가족이란 보금자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아직 꽂힌 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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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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