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들에 대한 배려가 이번 선거에서도 전혀 이뤄지지 않자 미주한인들이 본국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국에서 시작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관련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구분 없이 재외동포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그야말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4일(한국시간)부터 후보등록이 시작된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재외동포들은 새누리당에 8명 더불어민주당에 2명 등 총 10명이 부푼 기대감을 안고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했다.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재외동포들을 만나 “재외동포 몫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려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가 발표한 비례대표 순번을 보면 재외동포의 당선 가능성을 배려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새누리당에서 서인순 현 시카고 한인회장을 44번에 배정했지만 이 역시 김미애 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가 당선가능성이 없음을 알고 사퇴한 자리에 구색 맞추기로 끼워 넣은 것에 불과하다.
지구촌 170여 개국에 거주하고 있는 720만 재외동포들의 숫자에 비춰봤을 때, 또한 재외동포들의 권익신장과 모국에 대한 앞으로의 역할 등을 감안해 봤을 때, 과연 본국 정치권이 재외동포들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탈북자는 물론 필리핀 출신 이민자였던 이자스민을 비례대표로 선출하기도 했으면서 유독 재외동포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현재 한국 국회의원 숫자는 300명으로 되어 있으며 253명의 지역구와 47석의 비례대표로 나뉘어져 있다.
본국의 유권자수는 3천9백60만 명 정도이다. 이를 비례대표 47석으로 나뉘면 84만 명의 유권자에 1명의 비례대표가 배정된다.
재외국민의 숫자는 72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중앙선관위가 파악하고 있는 전체 추정 재외선거권자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들을 대변해 줄 국회의원 숫자는 단 1명도 없는 것이다.
200만 명에 육박한 재외동포들 중에 여야 각 당에서 1명씩 배정하는 것이 이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한인들은 “왜 우리가 투표를 해야 하는가?” “우리가 본국 정치인들의 들러리에 불과한 것인가?”라는 소리들을 내뱉고 있다. 본국 정치권에서는 재외동포들의 투표율이 낮다고 탓하지만 말고 투표해야 할 이유를 만드는 한편 재외동포들에 대한 배려도 한번 쯤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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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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