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한인사회가 하나로 뭉쳤다.
특정 이슈를 논할 때마다 서로의 입장을 내세느라 분열된 모습을 보인적이 많았던 한인사회에서 모처럼 30여명의 한인 단체장들이 해외 한인 비례대표 공천심사 결과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했다. 지난 28일 재외국민 선거를 이틀 앞두고 미주 한인사회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배제 이슈와 관련해 모인 자리에서 이들은 한국 여야 각 당의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해 분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내 한 지역구 선거인 수가 16~25 만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750만 한인들이 거주하는 해외 지역의 경우 산술적으로 최소 20석이상이 배정돼야 하지만 지난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의원 재외선거 비례대표 심사 결과 미주 한인은 물론, 전 세계에서 재외국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비례대표 국회의원당선권 내에는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한인 단체장들은 “본인들이 필요할 때만 재외동포 사회를향해 공약을 남발한다”고 한국 국회의원들과 정치권에 대해 분개했다. 당선권 이내에 재외국민을 대표하는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한인사회의 분열 그리고 한국 정치인에게 무조건 퍼주며 줄을 대려는 일부 한인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자성했다.
또 4년 뒤인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동포사회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한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해외 한인사회의 불만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분명하다. 참정권 도입 후 지난 두번의 재외국민 투표를 거치며 온라인 및 우편 투표를 제외한 모든 편의를 제공했지만 참여가 저조했다는 지적이 될 것이다. 이번 총선 등록 유권자수를 볼 때 19대 총선 대비 불과 24.8%가 늘어난 15만4,217명이라는사실을 비례대표 당선권내에 해외 한인인사를 배정하지 않는 이유로 들것이다.
해외 한인사회는 지난 두 번에 이어 세 번째 재외선거를 준비하면서 ‘0’명의 비례대표 배출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다. 당선권 밖이라고는 하지만, 날고 긴다는 수백명의 후보 가운데 생색내기용 번호라도 부여 받았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볼수도 있다. 또 재외 비례대표 인사를 배출하지 못한 덕분에 분열된 한인사회가 하나로 뭉치는 결집력과 화합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었다.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도 남의집 잔치 구경으로 끝나게 되었지만 등록 유권자들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에 보여진 한인사회의 단결, 화합, 의기투합의 모습이 19대 대통령선거, 21대국회의원 재외선거에 반영돼 750만해외 한인사회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해외 한인유권자들의 손으로 뽑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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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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