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초 애나하임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 건강식품 박람회가 열린다. 식품이 주를 이루지만 천연 재료를 활용한 화장품과 의약품, 애완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이 소개되는 ‘천연 제품 박람회’(Natural Products Expo)로 전 세계에서 수천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수만 명이 찾아 전 세계 웰빙 산업의 트렌드가 한 곳에 모이는 자리로 평가된다.
해마다 적지 않은 한국 업체들도 참여해 한국식품을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로 활용한다. LA aT센터는 한국관을 통해 현지 업체와 미국 진출을 꾀하는 한국 중소기업 업체들을 참여시켜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한식 홍보의 장으로 활용해 왔다.
지난달 11일부터 13일까지 애나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 행사를 올해로 5년째 찾았다. 전시장이 컨벤션 센터 뿐만 아니라 메리엇 호텔, 올해 처음으로 힐튼 호텔까지 자리를 넓혔을 만큼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입장 전 기다리는 인파도 매년 그 수를 더해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행사장에서 만나는 한국 업체들도 많아졌다. 넓은 행사장 곳곳에 자리한 한국식품 부스를 찾아다니느라 발품이 꽤 들었다. 매년 꾸준히 참여하는, 나름의 인지도를 갖춘 대형 식품 브랜드 외에 소규모 중소기업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참여한 강원도의 6개 중소기업 업체들은 주최 측에서 올해 처음으로 힐튼호텔 2층에 마련한 ‘핫 프로덕트’(Hot Products) 전시장에 나란히 자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눈에 띄게 달라진 한국식품의 위상과 인지도를 고려하면 올해 박람회에서 만난 제품들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몇몇 새로운 스낵들을 제외하고 여전히 가장 눈에 많이 띄는 주요 아이템은 김과 알로에 음료, 김치와 홍삼이었다. 지난해, 또 2~3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매년 기대하는 ‘제 2의 김’과 ‘제 2의 알로에 음료’의 자리는 여전히 조금씩 업그레이드 된 김과 알로에 음료가 채우고 있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한국관은 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참가업체가 18곳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는 점이 무색하게 오히려 예년보다 한산해진 모습이었다. 특히 한국관 안에서만 홍삼이 4곳에서 소개될 필요가 있었을까도 의문이었다.
시식용 한식 메뉴에 대한 아쉬움도 짙었다. 구절판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며 참관객들을 불러 모았던 지난해와 달리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도우미들이 건네는 볶음김치 카나페는 외면 받는 횟수가 더 많아 보였다. 떡꼬치 역시 타인종들이 떡의 쫄깃한 식감을 싫어한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은 아쉬운 메뉴였다.
건강식으로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한국식품에 ‘천연’과 ‘건강’이 키워드인 박람회는 분명 기회다. 내년에는 이 기회를 더 영리하게 활용하는 한국 업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리고 규모 뿐 아니라 실속도 함께 키운 한국관을 기대해본다.
<
박지혜 경제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