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엄마는 37년간 간호현장에 서 있다. 좋은 직장에 다니다가 다시 간호대학을 가겠다 하여 말렸었지만, 너는 성품이 온화하니 첫째 성향으로는 맞는 것 같다. 난 기계와 일하는 것보다 물건을 파는 것보다, 사람과 부대끼며 남을 도우며 더불어 나도 바르게 살 수 있어서 좋았다.
우선, 병원에서의 사람이란 온갖 숫자들의 조합같아. 사람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묻는다면 숫자로 만들어졌다고나 할까?. 사람은 없고 모든 검사 수치와 기계의 숫자가 그 사람이다. 건강이란 이런 수많은 숫자들 사이를 비집고 딱 가운데 정상을 갖는 것이니…. 대단하지! 그러나, 잊지 마라. 인간은 마음과 정서를 어루만져야 숫자들의 정상조합이 가능해진다는 걸. 걱정스러운 것은…. 누구나 어느 땐가는 남에게 자신의 감추고 싶은 부분을 내보이고, 대소변과 분비물을 누군가가 대신 처리해 주어야 하는 때가 있다. 이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이며 가장 긴급한 것이다. 그걸 맡길 수 있는 사람이 간호사이고 내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믿고 살아왔다. 조금도 두려워하지 마라. 환자가 엄청난 부끄러움을 참고 자기 몸을 내보일 때는 신뢰의 최상이란다. 돌봄의 시작이고. 너는 여기서 자신이 낮다고 생각지 마라.
아이를 기를 때, 어릴 적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 음식이 살아가는 에너지로 이용되고, 몸에서 내보내는 작업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결코, 더러운 것이 아니고 우리를 위해 역할을 다한 찌꺼기의 중요함과 처리하는 방법을 같이 가르쳐주어라. 삶의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통증과 아픔을 이해해 주고 경감시켜 주는 멋진 일만 하지는 않아, 간호현장에서는 좋은 여성으로가 아니고 필요한 의료인이 되어야 해. 냉철한 판단과 현명함도 중요하지. 하지만 너의 손길과 발자국에는 애정과 인내를 함께 묶어 버려라. 절대로 인생에 대해서 절망하지 마라. 아무 죄없이 어린 아이가 불치병을 가져, 보기만 해도 괴로운 한계 안에서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만을 생각해야 해. 어제 간호하던 병상이 텅 하니 비어 그가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떠났을 때도, 울지 마라. 사명감으로 일하는 직업인으로 살며 배우고 사랑을 베풀 수 있는 현장이 주어지는 것은 혜택이고 축복이다. 선행의 길로 너를 인도하는 환자들에게 감사해라.
<양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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