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5세 130만명 거주… 통과 시 체류신분 변화에 노심초사
▶ 시민권 신청·대학 등록 러시, 근로비자 취득요건 까다로워

포르투갈 출신으로 영국에서 일하고 있는 실비아 루이스. 루이스는 브렉시트가 통과될 경우 스코틀랜드 대학으로의 진학을 고려중이다. <뉴욕타임스>
<런던> 포르투갈에서 온 실비아 루이스는 스코틀랜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라트비아 출신인 산드라 마르티소네는 영국 시민권을 신청하거나 부동산을 구입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온 줄리 미케롤은 스페인에 창업기업을 세우는 작업을 가속화 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연합국 출신으로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130만명의 18~35세 사이 다른 젊은이들처럼 영국인들이 오는 6월23일 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할 경우에 대비해 이런저런 방편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수년 간 비교적 활기찼던 영국경제는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좀처럼 기회를 찾기 힘든 유럽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특히 런던은 유럽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도시에 역동성과 글로벌 느낌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기업가와 뱅커, 패션 디자이너에서 예술가들에 이르기까지, 또 웨이터와 학생들까지 이들은 모두 비자 부담 없이 영국에 재정착해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만약 영국인들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할 경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직은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 이들의 이민 신분과 관련한 협상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 자체가 젊은이들에게는 두려움과 좌절감, 심지어 분노까지 안겨주고 있다.
영국이 탈퇴할 경우 영국에서 일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근로자들 가운데 4분의 3은 현행 외국인 노동자 비자규정을 맞출 수 없다고 옥스퍼드대학 한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농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숙련 근로자들의 유입이 줄어들 경우 특히 런던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건너와 총 인구 850만명의 런던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0만명에 이른다. 기사를 위해 인터뷰를 한 젊은이들은 더 이상 영국에서 말며 일할 수 없게 될 경우를 가장 걱정하고 있었다. 비교적 손쉬운 창업절차 때문에 런던으로 몰려든 젊은 기업가들은 비즈니스 계획을 유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일부는 영국이 탈퇴를 결정하면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시민권을 신창하고 6월 마감 전에 풀타임 고용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젊은이들도 많았다. 런던 한 법률회사 관계자는 지난 수개월 사이에 전례 없이 많은 시민권 신청 케이스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동안 유럽연합 출신들은 영국 여권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전에는 1년에 고작 몇 건 정도였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다섯 건의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여권을 받으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정부가 영국에 살고 있는 모든 유럽연합 국민들을 모두 추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은 보호해주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사람들은 국가별로 필요한 조치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실로 대단히 번잡하고 복잡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영국 내 유럽연합 이민자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러셀 킹은 “‘브렉시트’(Brexit)라 불리는 이번 투표에 대해 젊은이들 사이에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자신들이 영국과 영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그저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이스가 영국으로 건너오기까지는 다른 유럽 국가들로부터 기회를 찾아오는 젊은이들의 전형적인 과정이다. 루이스는 포르투갈 카스카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그녀는 집안에서 영어를 배우고 대학을 다닌 첫 케이스였다. 노동자인 아버지는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고 딸 공부를 뒷바라지 하기 위해 프랑스로 이주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대학이 그녀가 원하는 범죄심리학 분야 석사과정 학비지원을 해주기 힘들다는 통보를 하자 8개월 전 짐을 싸 영국으로 건너왔다. 영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런던 샌드위치 가게 주방에서 일하다 영어가 늘면서 지금은 계산대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영국에 계속 머물기 위해 스코틀랜드 유수 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루이스에게 스코틀랜드는 특히 매력적인 곳이다. 스코틀랜드는 유럽연합에 계속 남아 있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다면 스코틀랜드는 분리 독립 국민투표를 또 한 차레 실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현행 영국 이민법에 따르면 유럽연합 국적자가 아닌 사람들이 티어 2로 알려진 영국 근로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대졸 레벨의 기술과 2만800파운드 이상의 연봉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정부는 내년 봄 연봉 기준을 3만파운드, 미화 4만3,000달러로 올릴 예정이다. 옥스퍼드대 보고서는 “이런 요구조건들은 대부분의 영국 노동시장 일자리들이 티어 2 비자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이 브렉시트 투표를 실시한다는 것에 대해 런던에 거주하는 유럽연합 국가 출신들은 상당한 박탈감을 갖고 있다. 국제적 도시로 변모한 영국 런던에 기여한 바가 큼에도 정작 투표권은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온 마시아스는 “개인적인 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인들은 마치 자신들이 독자적인 대륙인양 말한다. 그들 또한 유럽인들이다. 이것을 알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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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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