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동네가 난리다. 만두난리다. 만두? 예스 만두. 그 이름 외우는 데만도 며칠이 걸린 ‘딘타이훵’ 이라는 대만본점 만두집이 Valley Fair 쇼핑센터에 등장하면서 부터다.

TV 에다 Radio 에다 신문등 온통 공짜광고 보따리에 엠투엠 (Mouth to Mouth) 소문의 물결까지 타고 난리치는 바람에 호기심으로 누군가가 맛을 보러 갔었더란다. 허나 맛은커녕 식당주변을 뱅뱅 돌아 줄서 기다리는 사람들만 한참 바라보다 되돌아왔단다.

예약은 받지도 않고 음식 takeout 은 No No. 때문에 기약 없이 마냥 기다리려면 3시간은 최소한 각오를 해야만 된다나? 구선생한테 묻는다. 도대체 Din Tai Fung 이 뭔데 그 야단이냐고...

그럴만 하단다. 우박사도 동의한다. 그러니 믿을 수밖에 없다. 종업원 훈련은 군대 같고 그 훈련에 맞먹는 서비스다. 예를 들자면 모두가 손으로 만들어지는 만두피 하나의 무게는 4.8그램. 오차는 10분의 1그램만이 허용된다고 한다.

1분에 최소 13개 만두가 나와야만 하고, 만두 하나하나에 최소 18번 손 매듭으로 만두를 봉한다. 무게 측량은 태양열을 이용하는 섬세한 저울이라 한다. (맛의 오차는 얼마나 주는지 궁금하다.) 이글을 쓰는 동안 특보 하나가 들어왔다. 전 세계에서 오직 유일하게 우리 동네 딘타이훵 에서만 자리 예약을 받기로 대만 본사에서 결정을 했다는 소식이다.

대신 예약한 사람과 그날 들어오는 사람이 분명히 동일인임을 확인한다. 예약권을 온라인등에 판매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란다. 또 두 사람 예약이면 둘, 세 사람 예약이면 셋, no more no less. 한마디로 손님도 군대같이 움직여야만 한다? 당분간, 아니 어쩌면 영원히, 이 식당은 안갈 것 같다.

대신...

예약도 필요 없고 둘이건 셋이건 마음대로 모여 즐길 수 있는 메뉴하나.

밥을 짓는다. 밥보다는 질게 죽보다는 되게. 이렇게 만든 죽밥을 일본 밥공기에 담는다. 여기에 no-organic 생계란 하나 풀고 약간의 샘표간장을 섞어 비빈다. 기꼬망도 괜찮다.

간장은 간으로가 아니고 맛과 색깔로 넣는 거다. 그리고 음푹 패인 중국 숟가락에 한술 떠서 그 위에 예술적으로 어리굴젓을 올려 들기름과 바닷소금을 뿌려 구운 김 한쪽. 이 동네 어느 식당 뭐? 온스당 40불 한다는 뉴욕 스테이크? 애니타임 맞짱 문제가 해브 노다, 다만 문제는 어리굴젓이다. 여기에는 꼭 서산 어리굴젓이 들어가야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산 어리굴젓이 비행기 타는 동안 국을 하나 만들 수 도 있다. 깨끗한 냄비에 물을 채워 콩나물 한 뭉치 넣는다. 약간 비벼 콩깍지 골라 버리고 붙어있는 뿌리수염 잘라낸다.

커다란 왕파하나 뿌리째 깨끗이 닦아 콩나물과 함께 끓인다. 약 이삼분 끊인 다음 왕파는 꺼내 다이아몬드 형으로 자른다. 오븐 접시에 펴놓고 약간의 샘표에다 파마잔 치즈를 듬뿍 뿌려 오븐에 넣는다. 콩나물국은 샘표간장으로 간과 맛을 동시에 추구한다.

오븐 속 왕파에 뿌린 치즈가 자글자글 끓을 때 이를 꺼내 맛을 보며 콩나물국 한술 뜨면 지금 무얼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르게 한다.

만약 감기가 들었다면, 방금 끓인 콩나물국에 견딜만큼의 많은 고춧가루를 넣는다. 여기에 꼬냑 한잔과 더불어 훌훌 국을 마시면 안방마님 행세하던 감기가 보따리를 싼다. 손님 푸대접 해도 너무 한다는 불평과 함께 부랴부랴 사요나라다.

<신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