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아이들이 많이 읽는 과학책 중에 ‘매직스쿨버스’라는 책이 있다. 아이들이 매직스쿨버스를 타고 공룡시대에도 가고 우주에도 가고 남극과 북극도 가고 참 재미있게 만든 책이다. 얼마전 나와 우리 딸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매직스쿨버스 책을 읽었다. 아이들이 북극을 갔는데, 빙하가 너무 많이 녹아 엄마 북극곰과 아기 북극곰이 서로 떨어져 작은 얼음조각에 떠 다니고 있었다. 두 북극곰은 슬퍼하며 무서움에 떠는 표정이었고, 예민한 우리 아이는 바로 Global Warming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교황이 미국을 방문해서 현재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지구의 온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겁이 난다. 인류는 최근 200년 사이에 폭발적인 인구의 증가과 함께 생산 및 소득에 있어서도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많이 발전한 만큼, 많은 자원을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온난화가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무엇을 노력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처음 미국에 와서 세탁 후 건조기를 사용하는 일,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하지 않는 일, 일회용 물건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일 등이 이해가 가지 않아 한국에서 살던 습관과 너무 다른 이 곳의 정책을 바꿔야 한다 생각했다. 시의회에 세탁물을 밖에서 자연건조할 수 있도록 해달라 편지를 쓸까도 고민하고 걸어서 40분 가야 하는 마트에 배낭을 메고가 물건을 사오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이곳 생활에 적응되면서 어느 새 나도 캘리포니아는 물이 귀하다는 이유로 일회용 물건을 당당히 쓰는 주부들처럼 냅킨을 마구 쓰고, 걸어서 10분거리 학교를 차로 가는 엄마로 변해버렸다.
물론 이 문제는 개인의 노력보다 기업이나 국가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클 것이다. 하지만 북극곰이 블쌍해서 눈물을 보였던 딸아이가 아침에 학교를 걸어가겠다며 가방을 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며, 나도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 다짐한다. 아이가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Global warming에 대하여 한참을 떠든다. 본인은 Global warming에 대한 Warning을 하는 아나운서라며 아이들과 놀이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아이 친구 엄마가 내일부터는 자기네도 걸어오겠다고 말하는 걸 보면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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