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다른 친구들을 이유없이 무시하고 따돌리는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사소한 편견으로 시작해 다른 무관한 일까지 엮어서 상대방을 왕따시키는 일이다.
작년 10월에 한 학생이 다른 학교에서 전학을 왔다. 그 학생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가정사가 복잡하여 지금은 할머니와 살고 있는 그 백인 학생의 모습은 한마디로 노숙자아이의 모습이었다 . 머리는 덥수룩하고 허름한 옷에 몸은 선천적으로 앓고 있는 피부병 때문에 부스럼이 나서 딱지가 온몸에 여기저기 더덕더덕 앉아 있었다.
며칠 후 몇 명의 아이들이 그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조용히 그들끼리 회피하는 걸로 시작하다가 나중엔 누군가 그 아이의 머리에 이가 있는 걸 봤다는 소문을 시작으로 다른 학생들까지도 회피하고 무시하기 시작됐다. 사회성이 좀 부족한 탓에 처음엔 자기를 회피하는 지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느끼게 되고 같은 시점에 반의 몇몇 정직한 학생들이 나에게 알려줌으로써 나의 왕따 소탕작전은 시작됐다. 이런 일은 절대로 가벼히 넘어가면 안된다는 것이 나의 신조인지라 그날 정규 과목 수업을 모두 정지시키고 아침부터 한사람씩 관련된 아이들을 따로 불러 상황을 들어보기 시작했다.
분위기상 내가 엄청 화났다는 걸 짐작한 다른 학생들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다 들어본 후 이 사건의 원인은 아이들의 편견에서 시작됐다는걸 알게 됐다. 왠지 꾀죄죄해 보이고 더러워 보이는 것 같은 학생에 대한 편견, 그것을 발단으로 왕따가 시작되고 더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슨 전염병이라도 있는 사람마냥 취급하여 뒤에서 놀리는 행동까지 한 아이들. 정말 실망이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편견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아 화가 나기까지 했다.
How do you want to be treated? 개인 면담후 반 전체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곤 이어나갔다. 얘들아, 우리 모두는 자신들의 인격과 의견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우리는 피부 색깔이나 몸의 사이즈, 입고 있는 옷, 종교 등등으로 평가받고 조롱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Treat the others in the the same way that you want to be treated! 학생들에게 다시한번 목소리 높여 소리쳤다.
<
남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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