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23일 국민투표 결과 국제금융시장 충격파
▶ 여성의원 피살 후 ‘EU 잔류’ 여론 상승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부를 묻는 영국 국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개최되는 가운데 영국민은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EU를 떠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EU 잔류' 또는 'EU 탈퇴'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번 국민투표는 1975년 유럽 경제공동체(EEC·EU 전신)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이후 41년 만이다. 영국은 1973년 EEC에 가입했다.
투표 결과는 영국의 미래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 찬성으로 귀결되면 파운드화 급락 등 영국 경제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국제 금융시장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또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을 촉발하고 이는 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독립 움직임으로 이어져 영연방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을 이끈 데이빗 캐머런 총리는 책임론으로 사퇴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망한다.
투표 결과는 EU의 향배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은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EU를 받쳐온 삼각 축이다. 또 EU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고, EU 분담금도 독일 다음으로 많이 낸다.
EU 탈퇴 결과는 국제 금융시장에도 영국 발 충격을 안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1일 "영국의 EU 탈퇴는 매우 부정적인 경제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미국 경제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영국 내 브렉시트 찬반이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최근 2주일 새 찬반 우위가 엎치락뒤치락했다.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다만, 지난 16일 EU 잔류운동을 펼쳐온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이 극우성향 52세 남성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다소 열세이던 EU 잔류론이 상승세를 타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사건 이후 조사된 5건의 여론조사 가운데 4건에서 EU 잔류가 우위로 나타났다. 피살사건 이전인 지난 10∼15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 13건 중 9건에서 브렉시트 찬성이 앞선 것과 다른 흐름이 뚜렷하다.
여론조사 전문가 존 커티스는 "투표 결과가 여전히 칼날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잔류 진영 측 여론조사 전문가 린튼 크로스비도 "투표 종료까지 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영국 최대 베팅업체인 베트페어(Betfair)는 투표 결과가 EU 잔류로 나올 가능성을 지난 17일 60∼67%에서 21일 76%까지 끌어올렸다.
또 금융시장도 브렉시트 반대 결과를 예상하는 모습이다.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반대여론이 상승하면서 17일과 20일 급등세를 보인 이후 21일 소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표심을 움직인 건 찬성 측의 '이민 억제·주권 회복'과 반대 측의 '경제 충격' 호소였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고용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민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EU 탈퇴라고 강조했다. 연간 178억파운드(약 200억달러)의 EU 분담금을 내는데도 별로 얻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은 EU 탈퇴 때 경제적 충격에 빠질 것이라며 EU 잔류가 더 잘 살고 더 안전한 길이라고 맞섰다. 2년 내 일자리가 50만개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3.6% 위축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캐머런 총리는 21일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나와 같은 세대와 그 윗세대에 매우 직접적으로 말하고 싶다. 자손들의 희망에 대해 생각해 달라. 그들은 우리가 한 선택을 무효로 할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다"며 탈퇴 지지 비중이 높은 50대 이상층을 향해 호소했다.
찬성 진영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EU 탈퇴에 두려워할 게 없다며 "만일 EU 탈퇴 투표 결과로 나온 이후 경기후퇴에 빠진다면 TV를 통해 국민에게 사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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