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버지 날에 한 게이 남성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하는 영상을 SNS에서 보게 되었다. 그가 한 명언은 이 영상을 본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작은 울림으로 남아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게이 남성이 어렸을 때 일이었다. 그날은 학교 행사가 있는 날이었고 형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학교에 가고 있었다. 차 안에서 그는 얼굴에 여자처럼 화장을 하고 있었고 형은 이상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너 지금 뭐하는 거야?” 그는 학교행사를 위해 분장하는 거라고 대답했다.
형은 아마 아빠가 알면 기겁을 할 거라며 집에 도착한 후 아빠에게 알리고 아빠가 학교로 찾아왔다. 그 아버지는 소똥이 여기저기 묻어있는 농부 복장으로 일하다 말고 학교에 와서 아들을 찾았다. 그 아들은 아버지를 보고 숨었다.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서 숨은 게 아니라 소똥냄새 나는 아버지의 복장이 창피하여 숨었다.
방과후 아버지와 함께 집에 돌아가는데 아버지가 물었다. “아들아, 오늘 내가 낮에 학교에 갔는데 너와 비슷한 아이가 날보고 숨더구나. 근데 난 그게 너가 아닌 걸 알아, 넌 그런 일을 할 아이가 아니니까.” 그러자 그 아들은 소리쳤다.
“ 아빠, 왜 학교에 소똥냄새 나는 더러운 농부 옷을 입고 오는 거에요. 창피하게!!” 그러자 아버지는 말씀하신다, “난 농부다. 그게 바로 나다. 그건 창피한 일이 아니다. 그런 너는 어떠니? “그러며 말씀을 이어나가셨다.
“넌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과 데이트를 할 거니? 내 생각엔 너에게 애정을 표시하는 여성하고 넌 데이트를 할 것 같지 않는데… 아들아, 지금은 네가 이해 못하겠지만 나중에 커서 네게 어떤 일이 닥쳐도 절대 숨지 말아라. 숨는 순간 넌 죄인이 되는 거다. 자꾸 숨다 보면 넌 계속 죄를 짓는 느낌이고 그 죄의 무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정정당당하게 맞서고 자신감을 가져라.”
그 농부 아버지는 아들이 게이 성향이 있는 걸 알고 계셨고 그런 아들에게 질타가 아닌 격려와 힘을 주셨다. 그는 누구에겐 무식하고 더러운 농부로 보일 수 있겠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일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아버지였던 거였다.
만약 여러분중에 자신이 작고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난 이 농부 아저씨의 말씀을 돌려주고 싶다. “숨지 마세요, 숨는 순간 당신은 죄인이 되는 겁니다. 당당하세요.”
<
남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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