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세, 2세 “복지·임금 이유 한국기업 별로”, 미국 내 한국기업은“영주권·시민권자 선호”
▶ 결국 구직자도 회사도 취업난·구인난 심화

한인 1.5세와 2세들의 취업난은 물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인 유학생 중 상당수는 취업을 포기하고 귀국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상반기 잡코리아-차이나 USA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 중 정부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한인 2세들이 연 방 마약단속국(DEA) 부스에서 인사 담당자로부터 정보를 받고 있다. <이우수 기자>
# 지난해 UC 리버사이드를 졸업한 미 시민권자 박모(25)씨는 한 해 동안 주류 기업에 취업하려 노력했으나 미주 전역에 불경기가 지속되며 입사에 실패했다. 박씨는 “졸업 후 지속적으로 주류 기업 입사를 시도했으나 취업이 쉽지 않았다”며 “시민권 신분을 갖고 있는 대학 졸업자들은 한국 또는 한인 기업보다 주류 기업에 진출해야 보다 높은 연봉과 복지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급적 한국계 기업 지원보다 졸업 후 주류 기업 진출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 지난 3월 UCLA를 졸업한 뒤 현재 OPT 신분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 김모(31)씨는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준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김씨는 “어차피 주류 기업은 신분상의 문제로 유학생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한국계 대기업 입사를 노렸다”며 “하지만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 대기업 역시 자국민인 유학생 보다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만을 선별 채용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1.5세 및 2세 청년 구직자들은 한국 기업을 외면하고 한국 기업들은 유학생 구직자들을 배척하는 경우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기업과 구직자 모두 구인 및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은 사람이 필요하고 취업자는 직장이 필요하지만 신분상의 이유로, 기대감에 대한 차이 등으로 한인 취업시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1.5세와 2세한인 구직자들의 경우 미주 한인 기업 또는 한국 대기업의 복지와 임금 수준이 주류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추후 주류 직장으로 이직하는데 제약이 따른다며 입사를 선호하지 않고 있으며 반대로 한국 유학생들의 경우 미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에 입사해 경력을 쌓고자하나 대다수의 한국 대기업들이 미 영주권자 이상의 신분을 보유한 직원들만 채용하는 것을 선호해 취업난에 시달린 뒤 결국 귀국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잡코리아-차이나USA(대표 브랜든 이)는 미국 채용시장의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으나 미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한국 유학생까지 채용 문호를 확대할 경우 양질의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구인난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교육받은 한인 1.5세 2세 구직자들이 자국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것은 건 당연한 일”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경우 1.5세와 2세 구직자들을 선호하나 상대적으로 유학생 비자 스폰서를 꺼리는 경향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한국 기업들이 유능한 1.5세 및 2세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주류 기업보다 높은 발전가능성을 제시해야 하며 주류 기업에 상응하는 복지수준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취업 비자 스폰서를 확대해 미국에 진출한 한인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유학생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주 진출 한국 대기업들의 유학생 채용 기피 현상은 한국 국적자 직원의 경우 한국에서 미국으로 파견된 주재원들과 형평성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익명의 한국 기업 인사담당자는 “한국 국적자를 미국에서 채용할 경우 주거비와 생활비가 지원되는 주재원과 임금격차와 생활수준의 차이가 발생한다”며 “회사는 동일 국적 근로자에게 임금편차를 두어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을 자연스레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보유한 현지인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채용 분야 관련 전문가들은 한인 1.5세와 2세 구직자들이 한인 기업으로 집중되기 위해서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임금 및 복지 수준이 현재보다 향상 되어야 할 것이며 회식 또는 근무시간 이외 추가 근무를 강요하는 등의 전통적인 한국식 기업 문화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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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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