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영국에서 브렉시트 투표 후 온세계가 쇼크로 출렁거렸다. 영국이 EU(유럽 공동체)에 잔류할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결과는 근소한 차이로 EU를 떠나자는 표수가 더 많았다. 경제학 박사도, 정치학 박사도 아닌 기껏해야 초등학교 오학년 교사인 내가 이 분야에 대해서 뭐 그리 깊은 지식이 있겠느냐마는 한가지 안타까운 건 소위 강대국이라 하는 영국의 어줍은 이기심이 낳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한 마을에 김씨네, 이씨네, 박씨네, 최씨네, 그리고 문씨네 가족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날 그 가족들은 마을의 번영과 활성화를 위해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동체를 만든 이후론 김씨네 가족 일원이 이씨네 집에 가서 쉽게 아무런 규제없이 일하고 품삯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서로 물품 교환을 편하게 하기 위해 화페도 동일한 걸로 통일시켰다. 그뿐인가 맘대로 다른 집에 누구의 허락이나 통제받지 않고 놀러갈 수도 있게 됐다. 이렇게 그 마을은 여러 가족들이 모여 많은 것을 공유하며 함께 살게 됐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생활형편이 다른 가정보다 월등한 김씨네 집으로 일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김씨네 형제들 몇명은 점점 불평하기 시작했다. 다른 가족 일원이 자기네 집에 와서 일하면서 자기네가 일할 많은 기회를 빼앗아 가는 것 같아 불만스러웠다. 김씨네의 많은 형제들 중의 몇 명이 입을 모아 다른 성을 가진 사람들 말고 김씨만의 힘을 모으자고 다른 형제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투표를 통해 마을 공동체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김씨네 막내 아들 가족들이 자기네는 마을 공동체에 남아 있고 싶다며 김씨네에서 호적을 파서 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
그후로 김씨네 가족은 그 마을에서 어떻게 살게 될까? 한번 상상에 맡겨보자. 우선 호적 파고 나가겠다는 막내 아들가족 때문에 골치 좀 아프겠고 김씨네 가족들 안에서 형제들이 일할 기회가 더 많아질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누렸던 공동체 이득을 못 누리게 될 것이며, 또한 마을의 다른 가족들이 좋은 시선으로 김씨네 가족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한 불이익과 손실도 있게 될 것이고... 내가 보기엔 김씨네가 넘어야 할 산이 참 많아 보인다.
자긍심을 가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배타심과 함께 갖는 자긍심은 이기심이 되어 자기 고립에 빠지게 된다. 앞으로 영국의 향후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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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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