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 여행 중 비행기를 타야 하는 분들은 아마 탑승터미널에서 너무나 긴 줄에 서서 짜증이 나는 경험을할 것이다. 그리고 거의 비행편마다 꽉꽉 자리를 채운 항공사들의 유능한 경영덕분 에 비행기를 탄 다음엔 초만원 객실에서 숨 막히는 여행길이 될 것이다.
비행기여행이 항상 이랬던 건 아니었 다. 한 10년 전만 해도 빈자리들이 여기 저기있어서 좀 숨 쉴 구석이 있었고, 여행스케줄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 항공편을 바꿀 수 있었다. 그러다가 경영효율이 점점 높아지고 항공사들이 서로경쟁하듯 유능한 경영진을 뽑아 주주들과 투자자들을 위해 이윤극대화에 나서면서 세상이 달라졌다.
뉴욕과 LA 두 곳에서 연중 반반씩 25년을 살아온 인생역정 때문에 한 달에도 어떤 때는 몇 번씩 비행기를 타야하는 필자는 그래도 오래 항공편을 이용한 기록 덕분에 우선순위가 있어서 비교적 빨리 보안구역을 벗어 날 수 있고 자리가 여유 있는 편이지만, 예전에 비해서 비행기여행이 전반적으 로 많이 각박해진 것이 사실이다.
“테러위험에 대비해서 보안강화를 하다보니 줄이 길어졌다” 는 항공사들의 (국내편) 변명은 거짓말이다. 실제로 보 안이 강화된 것은 별로 없다. 보안검색에 대한 조사가 나올 때마다 그 결과는 한심하다. 권총 같은 무기가 그냥 검색대를 통과한 허술한 결과가 나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왜 이렇게 비행기 타는데 시간이 걸리게 된지 아는가.
이윤극대화 때문이다.
항공사마다 이윤증가 방법을 연구하다가 요금을 올리지 않은 것처럼 하면서 체크인 해야 하는 소하물에 대해서 슬쩍 별도 요금을 받기 시작한 게 근본 이유다. 여행비용을 아끼려는 보통여행 객들이 옛날에 부치던 무거운 짐까지 이제 수하물로 비행기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게 되면서 비행기 안에서 머리위에 있는 짐칸에 짐 넣기 경쟁이 벌어진 것은 물론, 보안검색대에서 검색대상도 가벼운 짐만 갖고들어가던 옛날에 비해서 열배이상 많아진 것이다.
비행기 요금에 짐 부치는 값을 포함하고 가벼운 것 이외에는 비행기 안으로 못가지고 들어가게 한다면 지금의 난리통은 그날로 사라지게 된다. 보안 검색요원들도 제대로 된검색을 할 시간이 많아지고 쉬워진다. 그런데 홍보에 돈을 많이 쓰는 항공사들의 작전으로 이 근본이유가 아직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은 것이다. 비행편마다 몇 달러 씩더 받아 이윤증가를 하려고 여행객 전체의 안전과 편의를 희생하는 것이다. 이윤극대화의 목표에 애꿎은 여행객 들만 지치고 혼나는 것이다.
기업들의 이윤극대화가 사회의 피곤과 괴로움을 야기하고있는 경우는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대학에서 젊은이들을 가르치고 취업지도를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가장 마음 아픈 것이 이윤극대화 때문에 한창 일하는 나이의 졸업생들이 건강까지 해치면서 살아가야하는 현실을 봐야하는 것이다.
그동안 수십년 기업들의 이윤극대화를 위한 구조조정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어 젊은이들의 취업이 힘들어진 것 도 있지만, 좋은 학업성적과 맞는 적성으로 좋은 자리에 취업해서 잘하고 있는 이들도 구조조정이 가져온 개인들의 업무량 폭증으로 너무나 시달리고 있다. 일주일 업무 60시간 정도는 요즘의 좋은 직장 많은 곳에서 표준시간이된지 오래되었다. 투자회사들이 젊은이들의 선망하는 직장이지만, 새벽 2~3시까지 일해야 하는 업무량에 짓눌려 살아가 야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나이든 이들이 툭하면 하는 얘기들 이 있다 -“요즘은 좋은 시절이야. 옛날에 우리는 이렇게 고생했어” 이분들이 실제로 요즘의 기업문화와 취업현실을 알고 나면 많이들 놀랄 것이다. 이윤극대화 때문에 투자자들은 좋으나, 실제 목표를 달성해야하는 세대는 오늘도 너무나 힘들다. 그리고 이윤극대화의 피해자들은 투자자들만 빼고 나면 우리사회 구성원 거의 전부란 것을 알아야한다. 기업이윤이 자유경쟁사회에서의 추진력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윤극대화가 인간성에 주는 피해 또한 우리 사회가 다루어야할 어려운 과제들 중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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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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