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한달에 한번씩 일주일동안이나 필수용품 비용이 남자들에 비교하여 더 든다. 그렇다. 바로 생리대를 말하는 것이다. 아마 이 생리대라는 단어 한마디에 벌써 눈살을 찌푸리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여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사람도 있을 테고 불결하고 불쾌하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단어를 터부시하는 동안, 그래서 이슈화가 되지 못해 그로 인해 소외가 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지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지난달 한국에서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학교에 일주일동안 안 간 한 어린 학생의 이야기가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뒤이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으로 대용한 한 학생의 이야기도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고 난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인들의 삶, 시리아 난민들의 고통과 문제점 및 여러 이슈를 뉴스에서 접하며 안타까워하면서도 단 한번도 여성으로 기본적인 생활 필수품을 살 돈이 없어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그 존재조차도 모르고 살아왔던 내가 너무도 부끄럽고 창피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 이제까지 살면서 그 가능성마저도 생각못했던 내 자신이 창피하여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유교적인 통념 속에 말하기도 거북해 하던 사이 열악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여학생들은 여자이기에 말 못할 고민들을 하나 더 떠안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비단 이런 통념 속에 외면되는 건 한국 여성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달 뉴욕시에서 미국 처음으로 각 학교 및 노숙자 쉼터 화장실에 생리대와 템폰을 무료로 공급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소위 여성문제에 많이 개방됐다고 하는 미국도 이제 와서야 처음으로 통과된 법안이었다.
그래도 한국이 미국보단 나은 게 있었다. 미국의 많은 주는 아직도 생리대에 부가가치세를 붙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 와중에 이번에 뉴욕에서 통과된 법안은 아주 획기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우린 공공 화장실에 갔을 때 화장지나 타올이 없어서 짜증날 때가 종종 있다. 우리가 한 시민으로서 당연히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담 여성의 생리는 어떠한가? 이 또한 대소변과 같은 기본 생리 현상으로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인권이 아닐까?
<
남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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