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출간된 ‘집으로 가는 길(A Long way Gone: Memories of a Boy Soldier)’는 뉴욕 타임스의 비소설 부분 베스트셀러 1위로, 국제사회에 소년병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힙합, 춤, 노래를 즐기던 1980년생 이스마엘은 이웃 마을에서 열리는 장기자랑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형, 친구들과 집을 떠났다. 그 사이 고향 마을은 반군에게 습격을 받아 가족이 다 희생된다.
반군을 피해 도망가던 그는 정부군에 붙잡혀 소년병이 되고, 영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저자는 “처음으로 전쟁이 내게 현실로 다가온 것은 열 두살 때였다”면서 정부군이지만 상관 명령에 따라 코케인을 흡입한 채 마을을 습격 약탈하고, 살인 등 반군과 다를 바 없었다고 술회했다.
“2년간 전투를 했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과는 살인이였다” 평범한 12살 짜리가 자기 또래의 반군을 죽이고 그 시체 위에 앉아서 그들이 먹던 음식을 먹는 잔인한 살인마가 된다. 살인이 밥 먹듯 쉬웠다는 참으로 끔찍한 소년병의 체험, 그리고 재활을 통해 정상적일 생활로 돌아온 저자가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전쟁이 터지기 전 시에라리온의 농촌 마을이 얼마나 따뜻하고 정이 넘쳤는지 아세요? 전쟁이 터지자 이런 전통 문화가 붕괴되면서 살인과 폭력이 넘쳐났습니다.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니고 전쟁 때문인데 이런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전쟁에 끌려간 아이들도 제대로 된 교육만 받으면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구요. 아이들이 전쟁에 이용되는 것만은 막아야지요”
인구 614만명의 시에라리온, 1991년부터 11년간 내전으로 20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반이 12-14살의 소년병이었다. 내전의 원인은 슬픈 보석 다이아몬드로 비롯됐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내전 지역에서 약 30만명의 소년병이 전쟁에 내물리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12-14살의 소년병들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밥 먹듯 쉬운, 인성말살의 어른도 견디기 어려운 경험을 하고 있다. 그들이 자라 재활의 기회조차 없이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몇 년 전 쓴 독후감을 정리하며 부끄러워진다. 그후로 난 무엇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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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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