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영재 발굴단’이라는 한국 프로그램을 챙겨본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어린아이들이 어떤 주제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을 취재하고 아이들의 부모님과 주변 환경을 관찰하여 그들이 겪는 성장통을 전문가와 함께 다뤄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안에 담긴 현실적인 고민들과 이상적인 순수함을 보며 애청자로서 참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영재’ 같은 아이들이 단연 뛰어나게 보여주는 것은 집중력이다. 대상이 고층빌딩이건 그림이건 혹은 하늘의 별이건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몇시간이고 관찰하고 몰입한다. 그 집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순수한지 감동적일 정도다.
자신의 모습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는 이 아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순수한 집중력이 이어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역할이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있어야 이해도가 깊어지고 또 자신이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또다시 자극을 받아 집중력을 유지시킨다. 그만큼 부모의 모든 작은 행동 하나하나 아이들에게 나비효과로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아이들의 재능은 사회성과 결합될 때 큰 긍정적 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됐다. 친구들이든 부모든 사회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면 아이들의 영재성이 엄청난 성장을 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천재는 혼자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나온 다양한 아이들을 관찰해본 결과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이는 걸 본다면 소통이 재능에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에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렇게 뛰어난 어린아이들이 영재성을 유지하며 자라날 수 있는 사회인가? 나는 거기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체로 어른을 놀래킨 어린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미대입시를 준비하며 남들과 똑같이 소묘를 그리며 괴로워한다. 교통체제를 좋아해서 우리나라의 모든 길을 외우고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내던 아이가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가족과 갈등을 빚고 혼자 몰래 교통을 공부한다.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던 것에 집중하던 아이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상한 아이로 손가락질 받으니 그 많던 영재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건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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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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