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월 14일 새크라멘토 가주 교육부에서 2017년부터 새로 쓰이게 될 역사 교육과정에 대한 공청회가 있었다. 이번에 새로 만든 10학년 세계사 교육과정에는 세계 2차대전 때 벌어진 큰 범죄 중의 하나로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만행이 언급되어 있기에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아 왔다.
교사로서, 학부모로서 너무나 반가운 일이라 이 마지막 공청회에 참여하고 싶어 새벽부터 일어나 새크라멘토로 향했다. 저마다 여러 가지 이슈로 약 300명의 가주 주민들이 공청회에 참여했고 나름대로의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이슈들을 교과과정에 삽입해 달라고 발언을 했다.
내가 속한 단체 멤버들도 위안부 내용의 중요성에 대한 발언을 했다. 이제까지 열심히 노력한 CWJC 와 공감 멤버들의 노고가 실현되기를 마음속으로 기대하며 대중 발언 시간이 끝나고 교과과정 지침서를 검토하는 IQC팀의 수정된 부분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었다.
그 발표를 듣는 순간 난 머리가 띵해졌다. 도대체 이런 일이…위안부 내용과 더불어 끝으로 작년 12월 28일 한일 합의에 대해 언급하겠다는 것이다. 순간 지난 3월에 북가주에 방문하신 이용수 위안부 할머니의 울부짖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이 합의는 무효에요. 무효입니다. 우리 피해자들이 이렇게 살아있고 인정하지 않는데 이게 무슨 합의입니까!”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가슴 치며 말씀하시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그 이후 공청회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투표를 하고 만장일치로 새 역사 교육과정은 채택이 됐다. 그리고 가주 학생들은 2017년부터 위안부 내용이 들어있는 세계사를 공부하게 될 것이다.
그래, 기쁘다. 우리 가주 학생들이 이제 유태인의 홀로코스트와 함께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배워 전쟁 범죄의 잔인함을 알게 돼서 기쁘다. 그러나 왜 난데없이, 반대 의견을 제시할 기회조차 없이, 많은 한국인들이 부정하는 그 합의내용을 교과과정에 언급한다는 말인가?
기쁘면서도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앞으로 학생들은 위안부의 참혹한 모습을 합의로 정리된 역사 속에 한 과거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아직도 제대로 된 보상과 사과를 받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이 일이 말이다. 부디 이 지침서를 토대로 만드는 교과서에는 합의에 대한 반대 의견도 서술하기를 마지막으로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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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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