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종’ (Hydrocephalus)이라는 병명을 혹시 들어보셨는지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뇌에 물의 종괴(덩어리)가 가득 찬 질환’이라는 뜻이 된다. 좀 더 상세히 말하면, ‘뇌척수액이 과다하게 뇌 속에 차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탤런트 신은경의 아들이 뇌수종을 앓고 있다고 알려졌었다. 그러면 뇌 속에 어떻게 물이 차는가? 또 이병의 증세는 어떤 것인가? 치료는? 3년 전에 70세 된 남자 한 분이 걸음걸이가 매우 불편해져서 찾아왔다.
병원에 오기 3년 전부터 걷기가 조금씩 불편해져서 내과, 신경내과 등 여러 병원을 찾아 다녔다.
대부분 척추의 디스크가 심해져서 다리 힘이 약해졌다고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약 5mm 정도의 척추 디스크가 MRI 상에도 관찰되었다. 또 걸음걸이가 ‘Shuffled Gait’라고 해서 다리를 질질 끌듯이 걸어다녔는데 이것은 파킨슨병의 특징 중 하나이다. 신경내과에서 ‘파킨슨병’이라고 진단, 파킨슨병 약을 이것 저것 처방해 주었다. 그런데도 잘 낫지 않는다고 했다.
필자는 이 환자가 파킨슨병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왜냐하면 이 환자의 걸음걸이는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걸음걸이였으나, 손이나 팔을 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손이나 팔을 덜덜 떨어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렇다고 척추(요부)의 디스크 질환인 경우는 매우 드물어 뇌가 잘못된 것이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뇌의 MRI를 찍어본 결과 이 환자의 뇌 속에 매우 큰 뇌수종이 있는 것을 찾았고 신경외과 수술을 받고 두달 후에는 걸음걸이가 70% 이상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그러면 뇌의 구조부터 살펴보자. 일반인들은 뇌에는 뇌세포가 빼곡하게 차있을 것으로 상상하겠지만 뇌의 중심부에는 ‘뇌실’ (Ventrical)이라고 부르는 공간이 4개가 있고, 이것들이 서로 동굴처럼 연결되어 있으며 이 공간에는 뇌척수액이 꽉 차 있다.
이 뇌척수액은 한 번 만들어지면그냥 그대로 차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같이 새로운 액체로 바뀌는 것이다.
즉, 뇌실에 존재하는 맥락얼기(CloroidalPlexus)에서 만들어져서 뇌실에 머물다가 뇌의 밖으로 빠져나와서 뇌와 척수의 겉을 순환하다가 뇌에 존재하는 특수한 정맥의 체계인 정맥동(Sinus)로 흡수된다.
뇌수종이란 이 뇌척수액이 과다하게 뇌 속에 존재하는 경우로 뇌실의 확장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뇌실의 과도한 확장으로 인해서 뇌의 실질을 압박하여 뇌의 기능 장애를 보인다.
또 두개강 속의 과도한 압력 상승으로 인해 여러 악영향을 끼친다. 뇌수종의 원인은 첫째, 뇌척수액의 과다생성으로 인한 경우와 두 번째, 뇌척수액이 순환하는 통로의 폐쇄에 의하여 생기는 경우 등 두 가지가 있다.
그런데 첫 번째의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부분의 뇌수종은 두 번째 경우에 의해서 생긴다. 다음 시간에 좀 더설명해 드리도록 하겠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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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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