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산업규제기구 ‘핀라’ 2만7,564명 금융 지식 조사
금융 시장의 상황을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대다. 일반인 투자자는 물론 전문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갑작스런 브렉시트 결정에 미국 채권금리가 곤두박질치더니 인플레이션 감안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가 됐다.
채권 시장에서 빠진 돈이 주식 시장으로 몰려 주가는 연일 상종가다.
급변하는 금융 시장 주변 상황에 재테크를 통해 돈 좀 벌어보겠다는 생각은 사치다. 그저 가지고 있는 여유자금에 손실만 없어도 재테크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금융 관련 지식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이때에 금융 문맹자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금융문맹이라는 소리는 듣지 않을 수 있다. 1,000달러를 대출 받을 때 이자율이 20% 적용된다면 1년 동안 지급해야 할 이자액은? 정답은 200달러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정답을 말하지 못했고 3분의 1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산업규제기구 ‘핀라’ (FINRA)가 지난해 6월부터 10월 사이 약 2만7,564명을 대상으로 금융 지식과 관련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응답자중 약 3분의 2이상의 응답자가 이자액 계산법을 묻는 질문을 포함, 가장기초적인 금융 관련 질문 5개중 정답은 4개를 넘지 못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기 침체를 불과 수년전에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지식수준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 지식을 묻는 질문에서 통과한 사람들의 비율은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만 해도 약 42%정도였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는 약 37%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핀라는 월스트릿의 금융 업체를 비롯, 금융 업계를 규제하는 준정부 기관으로 해마다 금융 문맹 관련 조사를 실시하고있다.
질문 중 응답자들의 오답률이 가장 높았던 항목은 채권 관련 질문이었다. 이자율이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어떻게 변동하나라는 질문을 맞춘 응답자는 약 28%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틀린 답을 내놓았다. 이자율이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면 채권 거래 가격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금융 위기와관련된 기초 질문에 대한 정답률도 50%를 넘지 못해 앞으로 또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감을 높였다.
한편 금융 지식과는 별도로 미국인들의 금융 위기 회복 정도를 알아보는 조사에서는 대부분 큰 폭의 개선으로 나타냈다. 매달 생활비와 각종 지출을 갚아나가는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한 비율은 2009년 약 36%에서 지난해 약 48%로 대폭 개선됐다.
또 비상금 적립이 가능해졌다는 응답자의 비율 역시 같은 기간 약 35%에서 약 46%로 높아져 미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에 여유도 생겼음을 나타냈다. 크레딧 카드 사용자 중 매달 사용액을 다 갚는다는 응답자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를넘었다.
인종과 성별, 교육 수준별 조사에서는 금융 위기 이후 재정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악화된 층도 있었다. 흑인, 히스패닉, 여성, 밀레니엄 세대, 고졸 미만 등은 경기 침체가 종료됐지만 재정 상황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성의 경우 높은 의료비로 인해 병원 방문, 의약품 구입, 수술 등을 미루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의 약 39%, 히스패닉의 약 34%는 고리가 적용되는 전당포나 페이데이 론 등 단기 고리 대출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백인과 아시안 중 단기 고리 대출 사용 비율은 각각 약 2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젊은 층을 대변하는 밀레니엄 세대(18~34세) 중 약29%는 모기지 대출을 연체한 기록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대졸 미만자 응답자의 약45%는 응급 상황에 필요한 2,000달러를 마련할 재정 능력이 없다고 답해 인종, 학력 간 재정 능력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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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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