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자영업 망라 8년간 1만개 넘어, 인건비·세금 인상에 갖가지 규제 탓
▶ 새로 문여는 사업체 수도 48위 그쳐

가주를 떠나 타주로 이전하는 한인 등 사업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라스베가스에서 운영 중인 한인 소유 봉제공장. <이우수 기자>
글렌데일에 그로서리 스토어를 열 계획으로 지난해 임대계약을 맺은 김모씨는 깊은 후회에 빠졌다. 내부 기초공사를 마치고 주 출입구 바닥에 스토어 이름까지 금장으로 새겨 넣었는데 이제와서 없던 일로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기초공사를 마치고 시 정부에 인스펙션을 신청한 지 5개월이 넘었는데 감감무소식이다”며 “독촉해도 꿈쩍도 않는데 이런 속도면 오픈 일정이 예상보다 1년6개월 이상 늦어질 전망이고 영업을 할 수 없으니 융자상환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사업체가 증가하며 지난해까지 지난 8년간 1만개 이상의 비즈니스가 타주는 물론, 해외로 이전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최저임금 인상과 세금 등 고질적인 고비용 부담과 더불어 갖가지 규제 탓에 사업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LA 데일리뉴스는 어바인에 본사를 둔 비즈니스 부동산 전문회사 ‘스펙트럼 로케이션 솔루션스’의 분석 결과를 보도하며 2008~2015년 1만개 이상의 사업체가 가주를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10일 전했다. 이 중 혼다나 도요타처럼 언론의 관심을 받은 굵직한 사업 철수 건수만 따져도 1,687건에 달했다.
가주 개발고용국(EDD)에 접수된 사업체 이전신고 동향에서도 같은 기간 1,085개가 타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50명 이상의 종업원을 둔 사업체가 이전하며 직원들을 해고할 경우, 30일 이내 신고해야 하는 현행법에 따라 집계된 수치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98개의 사업체가 해외로 떠났다.
신문은 각종 세금과 인건비 상승, 까다로운 규제 등으로 사업체들로부터 가주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한인 사업자들도 노동집약형인 의류와 봉제업을 중심으로 LA를 떠나 텍사스와 네바다로 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들 지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8.25달러로 가주의 10.50달러보다 낮은 점이 강점”이라며 “또 가주는 재산세와 재고세 등 세금부담이 커 재고물품을 항시 보관해야 하는 제조업체 특성상 불이익이 많다”고 LA 탈출의 이유를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생 사업체 숫자도 턱없이 적은 상황이다. 비즈니스 부동산 전문 매거진인 ‘사이트 셀렉션’이 2014년 기준 각 주별로 인구 100만명 당 새로 생긴 신생 사업체 숫자를 따져본 결과, 가주는 고작 4.4개로 48위에 그쳤다.
100만달러 이상이 투입됐거나, 2만스퀘어피트 이상의 시설을 새로 지었거나, 50명 이상을 신규 고용한 경우를 따진 것으로 켄터키가 58.5개로 1위, 오하이오가 50.2개로 2위, 루이지애나가 43.0개로 3위를 기록했고 텍사스가 25.6개로 14위, 네바다가 11.3개로 31위에 오른 점과 대비됐다.
산업계는 인센티브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주 정부는 현재 다양한 산업에 대해 세제혜택과 직원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지난해 1,500만달러의 택스 크레딧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4년 도요타가 토랜스 본사를 떠나 텍사스로 이전을 발표할 당시, 브라운 주지사는 구설수에 휘말렸다. 그는 “세금과 각종 규제와 관련해 캘리포니아에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똑똑한 사람들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스트릿저널(WSJ)은 “캘리포니아의 똑똑한 사업가들은 타주 이전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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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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