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버나디노 대형산불
▶ 주택·농장 215채 전소 15번 FWY 전면 폐쇄

16일 발생한 샌버나디노 지역‘블루컷 산불’이 밤새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가운데 138번 하이웨이와 헤스 로드 인근 주택에서 소방관들이 한인으로 보이는 주민을 긴급 대피시키고 있다.
고온건조한 날씨 속에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무섭게 타오르면서 해당 지역의 한인 주택 및 농장 등이 소실되고 한인 200여가구를 포함, 8만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긴급대피하는 등 산불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샌버나디노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께 15번 프리웨이 서쪽 카혼패스에서 발화된 ‘블루컷 산불’은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더해지면서 삽시간에 크게 번져 17일 현재 4만에이커를 태우고 주택 및 농장 215채를 전소시켰다.
캘리포니아주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산불 발화 직후 샌버나디노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 지역을 관통하는 15번 프리웨이 양방향과 138번 도로 곳곳이 폐쇄되고 론파인 캐년과 스와스아웃 캐년, 리틀크릭 캐년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 8만여명이 인접 지역 학교 및 교회 등지로 긴급 대피했다.
화재 인근 지역에 위치한 애플밸리, 빅터밸리, 오로 그랜드 스쿨, 헤스페리아, 스노라인 등의 교육구 소속 학교들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일단 폐쇄령이 내려진 상태다.
특히 이번 산불 진화지점인 138번과 헤스 로드 인접 지역의 주택 대부분이 전소돼 이 일대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이영수씨는 “화재 발생 당일인 16일 오전 딸과 어디를 다녀오는데 멀리서 뿌연 연기와 함께 하늘이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도착 후 2시간쯤 지나 소방관이 문을 두드리면서 대피하라고 소리를 질러 기본적인 물건만 챙겨 급히 나왔다”며 “샌개브리엘에 위치한 아들 집에서 뜬눈으로 하루를 보낸 뒤 다음 날 어렵게 집근처까지 접근했는데 이미 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돼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화재 발생지 인근 도시인 필랜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일부 한인 업주들도 화재로 주택은 물론, 농장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일대 농장들의 경우 9월부터 가을 수확과 함께 체험을 위한 방문객들이 몰리는 시즌을 앞두고 화재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자 농장을 소유한 한인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대관령 농장 윤여용 대표는 “전날 급하게 대피한 데다 진입 자체가 안돼 피해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며 “화재 지역 인근에 농장을 운영하는 40~50가구가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번 화재로 대부분 전소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어 걱정이다. 수십년씩 농장을 운영한 분들이 많은데 눈앞에서 모든 것이 타버린 광경을 본다면 무슨 말을 하겠나”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화재로 긴급대피한 한인들은 LA 지역의 친인척 집으로 피신하거나, 헤스페리아 초등학교 및 한인교회에서 머물며 피해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화재 진화율이 10%에도 미치지 않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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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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