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 양극화 심해지면서 학용품도 양극화, 부유층은 600달러 백팩에 200달러 머리띠
▶ 저소득층 대상 할인매장에서는 20달러 백팩

T.J. 맥스에서 백팩을 고르는 학생들. 미국 가정의 소득 양극화에 따라 부유층 자녀들의 학용품비와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용품비가 천양지차이다.
패션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는 호화 핸드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제 개학 시즌을 맞아 이 브랜드는 다른 데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금색으로 눈길을 끄는 스테이플러, 모노그램이 새겨진 수첩, 30달러짜리 볼펜 등 호화 학용품들이다. 고소득 가정의 학생과 부모들을 겨냥한 판매 전략이다.
할인매장인 달러 트리(Dollar Tree) 역시 개학을 맞아 학부모와 학생들이 매상을 확 끌어올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4분기 매출이 평균 수준 이하로 저조했던 만큼 백투스쿨 매상에 대한 기대는 특히 크다. 하지만 여기서는 고가의 호화 학용품들이 아니라 가격에 있어서 정반대편의 상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묶음에 1달러짜리 연필, 글루스틱이나 테이프 같은 것들이다.
소득의 양극화 현상으로 부자와 가난한 자의 소득 격차가 깊어지면서 양극화가 학용품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고급 상품 취급 소매업체와 할인 상품 판매업체들은 소득 스펙트럼의 양 끝에 있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반면 전통적 백화점과 같이 중산층을 겨냥한 소매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이 입고 들고 학교 라커에 가지고 가는 것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극과 극으로 갈라지고 있다.
“고급 상품 판매업체들과 달러 스토어 같은 저가 상품 판매업체들 모두가 지금 백 투 스쿨, 즉 개학 시즌 호황을 맞고 있다”고 소매 분석가인 라론 마티스는 말한다. 각기 핵심 고객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그는 덧붙인다.
전국 소매업연맹에 따르면 올해 학부모들은 전자제품, 의류, 노트북 등 개학 샤핑에 평균 637달러 57센트를 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630달러 36센트였다.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올해 개학을 기해 지출하는 비용은 총 273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에는 184억 달러를 지출했다.
백투스쿨 시즌은 연중 크리스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샤핑을 많이 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각 가정의 지출이 이전에 비해 증가하기는 하겠지만 가정마다 어떻게 지출을 할지 어디에서 구입할지는 천지 차이가 난다.
유명 브랜드 공책, 책상에 비치할 용품들, 거기에 빈백 의자까지 부유층 개학 샤핑객들을 겨냥하는 상품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예를 들면 195달러짜리 구치 머리띠, 572달러 짜리 버사체 백팩, 28달러짜리 테레즈 연필통 등이 색스 피프스 애비뉴 웹사이트 개학 용품으로 올라 있다.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는 10대 용으로 2,000달러짜리 알루미늄 책상, 250달러짜리 인조 모피 빈백 의자 등을 내놓았다.
그런가 하면 T.J. 맥스 같은 할인 매장들도 개학 용품들이 매출을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J. 맥스는 점점 늘어나는 빈곤층 학생과 가족들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연방 교육부 산하 전국 교육통계 센터에 의하면 지난 2007년 공립학교 학생들 중 저소득 가구 출신은 900만명 정도였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2014년 이 숫자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저소득층 가정들 중에는 비영리기구나 커뮤니티 단체들의 백팩 등 학용품 지원에 의존을 하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은 가장 할인이 잘 된 상품들을 찾아야 한다. 할인 매장을 포함한 소매업체들은 백투스쿨 세일을 일찌감치 시작하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판매세 면제행사들을 기획했다.
올해 백투스쿨 용품으로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유니폼이다. 많은 업체들이 유니폼 세일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고, 타겟 같은 경우는 반액 판매를 하고 있다. 벌링턴, 타겟, J.C. 페니, 시어스 할 것 없이 유니폼 매장이 가장 붐볐으며, 지난해에 비해 거의 두배의 매장들이 유니폼 특별 세일을 했다.
한편 중산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업체들은 고전을 하고 있다. 부진한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가격 할인을 하다보니 가격은 계속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는 형편이다. 전통적 백화점들이 매출 저조를 겪고 있고, 한때 막강했던 메이시즈 나 시어즈 등은 일부 매장들 문을 닫아야 했다.
한편 노스트롬 같은 백화점은 가격대가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고객들이 다양한 가격대를 원한다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 투 스쿨 용품으로 495 달러짜리 여학생용 가방 옆에 32달러짜리 백팩, 17달러짜리 젤 펜 세트를 진열해두고 있다.
소비자들이 고급품 샤핑객과 싼 물건 샤핑객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이 비싼 제품과 저렴한 제품을 섞어서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교육예산 삭감으로 과거 학교에서 지급하던 기본적 물품들을 각 가정에서 구입하느라 학부모들의 부담은 더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매년 오하이와 주변 주들의 백투스쿨 용품 리스트를 분석해 온 헌팅턴 내셔널 은행에 의하면 올해 초등학생 가정은 학용품과 각종 활동비로 평균 659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생인 경우는 1,498달러가 들 전망이다. 이 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7년에는 초등학생의 경우 351달러, 고등학생의 경우 894달러가 들었다.
한 학생에 들어가는 비용은 특별활동에 따라 훨씬 더 올라갈 수가 있다. 밴드 참가비가 1,500달러인 교육구들도 있다고 헌팅턴 은행은 밝힌다. 그러니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려면 미리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스테이플러인데 T.J. 맥스에서 파는 것은 8달러(위), 케이트 스페이드 제품은 28달러이다.

왼쪽 TJ맥스 제품 백팩은 20달러, 오른쪽의 케이트 스페이드 제품은 248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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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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